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아시아지역 미술품 투자가들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을 내다 팔려면 언제가 가장 좋은가.

이코노미스트지 최근호는 지금이 "적당한 때"라고 권한다.

소더비 크리스티 등 세계적인 경매회사에서 모네 쿠르베 등 유명화가의
작품이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시장에서는 지난 4월 이래 미술작품들이 기록적인 가격에 잇따라 팔려
나가고 있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오솔길(Water Lily Pond and Path by the
Water)"이 예상가격인 9백90만달러를 몇배나 뛰어넘어 3천3백만달러에
팔렸는가 하면 쿠르베의 "조의 초상화"도 2백90만달러에 낙찰됐다.

모두 지금까지 거래된 해당작가의 작품중 최고가격이다.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실시된 크리스티의 미국작가전 경매 총거래가격은 4천2백40만달러
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초 런던에서 열렸던 소더비의 현대작가 초대전에선 90년 이래 유럽에서
열린 미술품경매중 최고치인 1천6백만달러어치가 거래됐다.

소더비사가 지난 4월 1.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한 자료에서도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90년을 전후로 정점을 이뤘던 미술품가격이 한동안
침체에 빠졌다가 올들어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미술품시장의 "큰 손"이었던 일본기업들이 자국의 경제위기로 소장품
을 투매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벤츠 등 잘 나가는 서구기업들이 구매에
나서며 가격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지역 작품가격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미술품경매의 하진규 이사는 "경기호황으로 수익이 급증한 미국기업들이
절세전략으로 미술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작품의 유명도에 따라
가격이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어 세계 미술품시장이 전반적인 활황국면
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