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정리구도가 드러났다.

흐름은 세갈래다.

하나는 부실은행을 우량은행에 합치는 것.

두번째는 대형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강제정리를 유보하고 자발적인 외자
유치를 지켜보면서 합병 등을 유도하는 것.

세번째는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의 합병 등 우량은행간 합병은 적극 권유하는
방식이다.

첫번째 흐름은 구체화됐다.

신한 하나 한미 국민 주택은행 등 5개 은행이 부실한 은행 5개를 각각
하나씩 인수하는 형식이다.

우량은행 1개에 부실은행 1개를 "시집보내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우량은행에 인수당할 부실은행후보는 대동 동남 충청 경기 강원 충북 동화
평화은행 등 8개중 5곳이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에 못미쳐 경영정상화계획을 평가받게
된 은행은 원래 12개다.

이중 외환 조흥 상업 한일은행 등 4곳은 외국자본과 합작을 성사시켰거나
추진하고 있어 정상화계획을 승인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제외한 8개 은행중 설립과정이 독특하거나 합병등을 추진하는 은행을
뺀 5곳이 피인수대상으로 거론된다.

금감위는 우량은행에 대해 인수할 부실은행을 지정해 주지는 않았다.

우량은행의 동의를 먼저 얻을 방침이다.

그러나 우량은행들이 자발적인 인수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부실은행을 넘겨받을때 정부의 증자지원이 뒤따르는 것은 우량은행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동반부실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합으로 조직의 순수성이 오염되거나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외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수도 있어서다.

이에따라 강제적인 인수지시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금감위는 강제적인 짝짓기에 대비, 수많은 조합의 효과등을 면밀히 분석해
놓았다.

금감위가 구상하는 것처럼 우량은행에 부실은행을 하나씩 짝지어줄 경우
은행재편은 "스몰뱅(소폭 개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량은행과 우량은행간의 합병이나 우량은행의 대규모 외자유치가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두번째 갈래인 조흥 상업 한일 외환은행 등 4개 대형시중은행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금감위는 한때 외환은행을 뺀 3개 대형은행에 대한 강제정리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외자유치를 추진, 일단 유보했다.

외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은 한숨을 돌린 상태다.

관심의 대상은 한일과 상업은행이다.

상업은행은 홍콩상하이은행 등 유럽계 은행을 대상으로 2억달러의 합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일은행도 합작성사에 혼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위해 오광형전무를 이날 외국에 보냈다.

금감위는 외자유치등의 성과를 봐가면서 합병 등 정리방안을 확정할 예정
이다.

세번째 흐름인 우량은행간 합병은 부실은행정리와 관계없이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자발적인 합병에 한계가 있을 경우 당근과 째찍을 적절히 구사할 방침이다.

그동안 무성했던 합병설은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을 제외하곤 이달중 성사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 은행권 향후 재편 구도 ]

<>.부실은행 : 국민 신한 주택 하나 한미 등 5개 우량은행에 자산부채 인수
<>.대형 시중은행 : 자산 매각, 외국자본 유치로 생존 모색
<>.하나 보람 등 우량은행 : 자발적인 합병으로 대형화
<>.우량 지방은행 : 지역별 특화 또는 권역중심 합병

< 하영춘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