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호황 업종이었던 화섬업계마저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감산체제에 돌입했다.

세계적인 수요감소및 공급과잉, 가격급락등 3중고가 겹친데 따른 것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 코오롱 고합 태광산업등 주요 화섬사들은
지난달부터 업체별로 10~30%씩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감산바람의 주요원인은 최대 수출지역이었던 동남아와 중국시장의 수요가
급감한데다 미국 유럽등에서도 엘니뇨 현상탓에 화섬소비가 줄어든 때문이다.

여기에 타이완의 화섬업계가 증설러시를 이루면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
수급불균형을 부채질하고 있다.

수요감소-공급과잉에 따라 국내 화섬업체의 수출가격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이상 급락, 고환율속에서도 적자수출을 빚는 품목까지
생겨나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폴리에스터원사의 경우 지난해 당 90센트선이었으나
올들어 80센트로 떨어지더니 지난달부터60센트로 급락했다"며"10년만에
최저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1.9달러선에서 형성됐던 나일론(75데니어 기준)원사값도
1.3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공장가동 속도를 줄이거나 일부라인을 중단하는등
생산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은 공장 라인별로 매년 8월께 실시하던 오버홀(기계 정비를 위해
공장가동을 일시중단하는 정기점검)을 앞당기는 방법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효성 고합 태광산업도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삼양사와 새한의 경우 아직은 생산량을 낮추지 않고 있으나 재고가
10%정도 늘어나는등 판매부진의 여파가 나타나고 있어 조업단축을
검토중이다.

김재혁 화섬협회 이사는 "업체 평균 20%정도 감산이 이뤄진 상태"라며
"수출이 워낙부진한데다 지난 2달동안 수출가격이 무려 20%이상 떨어지는
가격 급락사태가 빚어지고 있어 내달에는 더 큰 폭의 감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