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이 IMF한파로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되자 인건비절감 국산의료
장비 사용 등 자구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보건복지부 및 일선의료기관에 따르면 올들어 병원마다 환자수가
10~50%가량 격감한데다 약품값도 1백% 가까이 올라 의료기관 수입이 평균
15~20%이상 감소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병원들은 이같은 경영난 극복을 위해 <>인건비 절감 <>연장근무 실시
<>종합검진환자 유치 <>의료장비 국산품 사용 등 자구책 마련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영등포 모병원은 최근 전문의 3명을 해고하고 방사선과 전문의 봉급을 월
3백만원에서 2백50만원으로 깎았다.

경희대병원과 서울 C병원은 수술 및 진료건수에 따라 급여를 차등화하는
의사성과급제 도입을 추진중이다.

서울백병원은 보너스 1백% 삭감에 이어 토요일 오후 4시까지 근무중이다.

을지병원 차병원 등도 진료시간 연장에 나선지 오래다.

일부 병원들은 의료장비 유지비라도 건지기위해 직원마다 한달에 1~2명의
건강검진환자를 의무적으로 유치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강북삼성 삼성서울 삼성제일병원은 4월부터 행정직 과장급이상에 대해
연봉제를 도입할 방침이며 외산의료장비의 국산품 대체도 추진하고 있다.

수입의약품의 국산화작업도 경북대병원 신촌세브란스 고려대안암병원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개업의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병.의원의 경우 당장 거리에 나가
환자를 유치할수도, 보조인력을 해고할 수도 없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K정형외과는 입원환자가 급감하자 최근 2개 병실을
월 1백만원, 월세 17만원을 받고 폰팅업자 및 화장품 판매업자에게 각각
빌려주었다가 의료법 위반혐의로 과태료를 물게 됐다.

서울 강북구 이종옥 이비인후과원장은 "환자가 30%이상 줄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휴.폐업 의료기관이 지난
해의 두배에 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승욱.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