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되어 화를 자초했을까.

고통분담은 지금 있는 자보다 서민에게 더 절실한 현실이 되었다.

실명제가 소비성을 자극하고 한보와 기아사태, 외환수치 불감증이 가세되어
IMF 경제위기로 몰아간 문민정부는 교육의 세계화 정책도 대학을 학원으로
전락시켰다.

요새 교수 임용 부조리가 빙산의 일각이나마 드러나기 시작한 것과 동시에
법조인들의 뇌물 수수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총체적 부패는 정치권과 무관하지 않다.

새정부의 김대중대통령은 어느 부위부터 집도, 수술을 할지 심히 난감할
것이다.

이런 것은 법이나 정책으로 보다 솔선수범하는 것이 사회 분위기를 일신
하는데 가장 효과적일 것 같다.

우선 급한 것은 경제회생이다.

이러다보니 문화에 대한 조명이나 관심은 항상 뒷전이다.

문화계라고 문제가 없을까.

사람다운 사람을, 사는 것 답게 사는 삶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절망감이 가장 심각한 것이다.

위기 때마다 고비를 잘 넘기는 슬기로움과 큰 일이 닥치면 국민적 화합을
하는 국민성에 기대해볼 뿐이다.

우리 모두 이 어려운 난국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긍정적 자세를 잃지
않는 여유를 가져야할 것이다.

문민정부는 초기에 수평적 정권 교체를 조금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리란 예상은 더욱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정만 일삼던 사정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은 초기의 대단한 호기에 대비되었다.

우리 국민은 무엇보다 성공한 대통령을 보고 싶다.

그러자면 인사부터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하나 총리 지명에 국민들은 이미 실망하고,내각책임제로 가면서 3김의
권력 분배를 국민들이 골고루 겪게 되지 않을까 심려하고 있다.

국회에서 총리인준이 안되어 새 내각구성발표가 지연되고 있는데 이미
언론을 통해 검증되고 있는 인물 가운데는 자격 없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약속한 여성 장관이 점점 줄어들어 벌써부터 인선에 한계가 드러났나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래저래 모든 것의 평가절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는지.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