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올 신년사 한 대목은 "IMF 시대"에 임하는
이 그룹임직원들의 자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양''과 ''명분''의 카테고리를 떨치고 ''질''과 ''실리''의 원칙아래 새롭게
태어나자" 지금까지 매출액을 중심으로 한 외형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순익을 극대화하는 내실경영으로 IMF파고를 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한화는 이를 위해 계열사및 보유 부동산의 과감한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그룹의 전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특히 해외 석유메이저와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한화에너지의 매각은
그룹의 사활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버려야 산다 ="IMF체제"이후 한화는 국내기업중 가장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흑자계열사인 한화바스프우레탄을 합작선인 독일 바스프사에
매각한 것을 신호탄으로 <>한화투자신탁-미국 얼라이언스사와 합작
<>한화NSK정밀-일본정공에 매각등 불과 한달사이에 3건의 계열사 매각 및
합작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표현대로 "혁명적"인 구조조정 플랜의 서막에
불과하다.

한화에너지 매각이라는 "빅 딜"을 비롯 해외석유업체와 한화종합화학의
합작, 2천2백억원 상당의 한화유통 잠실부지매각, 한화개발의 마포호텔
부지매각과 같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한화가 이중에서도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주력계열사인 한화에너지의
매각.

현재 3~4개의 해외 석유메이저와 벌이고 있는 매각협상이 원활히 타결될
경우 이 회사의 부채 약3조원을 덜고도 7천억~8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한화의 구조조정 성패는 "한화에너지 처리"라는 최대 분수령을
어떻게 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 현금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한다 =국내 모든 기업들이 그러하듯 한화의
구조조정 역시 그룹 재무구조를 튼튼히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고금리.고환율로 요약되는 IMF시대에서 현금유동성의 강화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한화는 현재 추진중인 구조조정 방안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2조원 이상의
현금 유입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럴경우 현재 7백%를 웃도는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선으로 끌어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매출보다는 이익이 우선 =김승연 회장은 요즈음 기회가 있을 때마마
임직원들에게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는 존재가치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회장 스스로도 재창업의 의지로 경영에 임할터이니 각 계열사도
홀로서기의 각오로 자구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주문이다.

한화는 이와관련해 지난해 1천6백명의 임직원을 감축, "소수정예"의
인력운영 시스템으로 전환을 꾀했다.

또 한화에너지의 윤활유 사업부문과 같은 한계사업을 털어내고
한화종합화학의 경우 시스템 욕조사업부문은 철수하고 원료.가공부문은
분리시키는 슬림화를 단행했다.

한화는 앞으로도 계열사 서울본사의 현지공장 이전, 유사 사업부문의
통폐합등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체제를 구축해 간다는 포석이다.

< 윤성민 기자 >

[[[ 한화그룹 구조조정 추진 현황 ]]]

<>.한화바스프우레탄 :-독일 바스프사에 1,200억원에 매각
-완료

<>.한화NSK정밀 :-일본정공사에 200억원에 매각
-완료

<>.한화투자신탁 :-미국 얼라이언스사 (지분20%)와 합작
-완료

<>.(주)한화 :-수도권 부지 200만평 매각.개발
-추진중

<>.한화에너지 :-해외석유 메이저사에 매각추진
-추진중

<>.한화종합화학 :-해외석유화학업체와 합작추진
-추진중

<>.한화유통 :-잠실부지.동남아 유통업체에 매각추진
-추진중

<>.한화개발 :-마포부지.동남아 호텔업체에 매각추진
-추진중

<>.한화증권 :-해외 금융업체 대상 500억원 증자
-추진중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