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술의 요람으로 유명한 미국의 실리콘 밸링서는 최근 지난 30년
동안 인구에 화자되어 왔던 "무어의 법칙(Moore"s Law)" 대신에 "멍텅구리의
법칙(Moron"s Law)"이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고 한다.

정보통신업계 종사자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무어의 법칙"은 인텔사의 창립자중의 한 사람인 고든 무어(Gorden Moore)가
지난 1965년에 발견한 것으로, 약 18개월 간격으로 컴퓨터의 칩 밀도가
두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해 18개월마다 동일한 가격에 두배나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살 수
있다는 것인데, 그 후 30년이 넘게 그의 예언은 적중하여 지금은 그 당시에
비해 같은 가격으로 1백만배나 강력한 컴퓨터를 살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지난해 9월에 발표된 인텔사의 새로운 기술 덕분으로 어쩌면
18개월이 아니라 9개월로 단축될지도 모르겠다고 뉴욕타임즈는 밝힌바 있다.

이러한 기술의 진보와는 달리 정부의 규제로 인해서 통신의 속도를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 빗대어 최근 "멍텅구리의 법칙"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벤처 자본가인 로저 맥나미(Roger Mcnamee)가 만든 신조어로 정부
규제로 인해 장거리 통신망은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결코 제공할
수 없고, 설사 제공된다 하더라도 5년이상 지난후에나 실현된다는 것이다.

정보고속도로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미국의 경우 만들어진지 1백년이나
된 늦어터진 전화선을 통해 정보가 각 가정에 전달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실은 정부의 장거리 통신규제법과 전화회사의 기업적 이해가 결합되어
일어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연 이러한 "멍텅구리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