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금융기관의 외화부채 만기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전혀 연장되지 않고
있는 것도 환율급등의 한 요인이다.

외국금융기관들은 국내금융기관 외채의 만기연장을 해주기는 커녕 만기가
될때마다 전액 회수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IMF구제금융이 들어오기전에도 계속됐지만 그 후에도 전혀
달라진게 없다.

오히려 더 심화됐다.

최근에는 아예 기업은행등 국책은행들까지 한은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실정
이다.

금융계에서는 당초 IMF구제금융이 들어오는것을 계기로 국내신인도가
회복돼 금융기관 외채의 만기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크게 두가지 요인에서다.

우선 정치권에서 IMF 재협상론을 들고 나오는 등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행할지에 대한 외국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니 만기연장은 커녕 기존 대출마저 회수할수 밖에 없다.

연말결산을 앞둔 외국금융기관들이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외화자산운용에 보수적인 것도 한 요인이다.

미국 영국 등 12월 결산 금융기관들은 외화자산을 전액 회수하고 있다.

작년에는 3월말 결산인 일본계 은행들이 구미은행의 공백을 메워 줬지만
올해엔 일본의 금융위기로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달러화수요는 계속늘어나는 반면 들어오는 달러는 없어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