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PR ]]]

국내 최대 광고주자리를 수년째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수많은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광고물량도 많다.

그러나 의외로 기업광고가 적은 편인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게 "또하나의 가족"이라는 타이틀의 기업이미지광고.

시리즈로 나가고 있는 이 광고중 최근 TV화면과 지면을 장식중인 "인형"편
광고는 기성세대에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신세대에는 기성세대의 경험을
간접 경험토록해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고 있다.

TV를 매개로 온 마을사람들이 하나되는 모습에서 세대간의 단절이 아닌
교감을 그린 이 광고는 한국적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토속적 광고의 전형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TV가 귀하던 70년대초의 어느 시골마을, 저녁을 마친 동네사람들이 꾸역
꾸역 TV가 있는 집으로 몰려든다.

개구쟁이들은 TV를 더 잘 보기위해 담장 감나무위에 오르고...

화면에는 프로레슬링경기가 한창이다.

드디어 우리의 김일선수가 상대선수를 박치기로 KO시키자 동네사람들은
박수소리와 함께 환호한다"

TV가 온 마을사람들과 함께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억의
순간을 정감있고 가슴따뜻하게 그린 기업이미지광고다운 광고다.


[[[ 태평양 아이오페 ]]]

태평양의 주름방지전문화장품 "아이오페"광고.

다른 화장품광고와는 달리 식물잎이 주인공으로 등장, 시선을 끌고 있다.

화장품광고라면 으레 예쁘고 날씬한 여자가 나오는 현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나뭇잎 하나만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광고는 차별화된 비주얼로
광고의 승부를 걸고 있다.

나뭇잎을 메스로 자르면 그 속에서 아이오페 에너자이징에센스가 나타나는
내용의 이 광고는 제품의 특성을 단순명쾌하게 그려냈다.

짧은 광고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싱싱한 녹색 잎을
통해 젊은 피부를 강조함으로써 광고효과를 높이고 있다.

나뭇잎 하나만 나오는 단순한 화면구성이지만 제작과정은 일반 광고보다
몇배나 어렵고 까다로웠다.

10여가지의 나뭇잎을 놓고 회의와 회의,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겨우
하나를 선택해 촬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잎사귀가 조명에 너무나도 약해 계속 새로운 잎사귀로 교체해야
했다.

어렵사리 촬영을 끝냈지만 편집과정에서 보니 잎사귀가 너무커 상추잎같이
보였다.

다시 작은 잎으로 광고모델을 교체했지만 이번에는 메스와 핀셋이 상대적
으로 너무커 또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메스와 핀셋을 작은 것으로 특별주문, 가까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 대우 누비라 ]]]

대우자동차의 누비라 광고는 여러편의 광고를 시리즈로 집행할 때 광고
컨셉트를 어떤식으로 전개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광고중 하나다.

앞서 1,2편에서 군산공장을 배경으로 "최고의 시설이 최고의 차를 만든다"
는 모토를 내세운 누비라광고는 최근 내보내고 있는 3편에서 "잘 만들어
말썽없는 차"를 컨셉트로 잡고 있다.

이 광고는 재미있다.

웃기는 캐릭터의 서양배우, 졸다가 기둥에 머리를 부딪치는 모습, 견인된
차에서 내린 운전기사가 자기 차를 발로 마구 차는 장면 등이 광고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험난한 죽음의 길끝에 있는 자동차정비소.

멀리서 먼지를 일으키며 누비라 한대가 달려온다.

차바퀴에서 휠캡이 빠져나오자 회심의 미소를 짓는 정비소주인.

"어디를 고쳐드릴까요" 그러자 누비라운전자는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킨다.

뒤에는 누비라가 견인해온 잘빠진 고장난 차가 달려있다"

논리보다는 재미를 포인트로 삼은 점과 판매메시지에 치중하기 보다는
소프트한 광고를 지향한 점이 일반 자동차광고와 차별화된다.

이 광고의 배경은 호주 남부의 쿠퍼페디사막지대에 있는 브레이크웨이국립
공원.

정비소는 세트로 만드는데 4일이 걸렸다.

[[[ 현대 멀티캡 컴퓨터TV ]]]

"밤새지 마-라 말이야"란 어눌하고 확실치 않은 멘트로 기억되는 현대
전자의 멀티캡 컴퓨터 TV광고 2탄 "도둑"편.

제품의 장점을 자랑하지 않으면서도 인터넷게임 재미에 푹빠진 여학생과
물건을 훔치러 들어왔다가 인터넷게임을 구경하는 재미에 본분을 망각해
버린 도둑을 통해 멀티캡의 인지도를 높여주고 있는 광고다.

"밤 늦은 시간, 도둑으로 분한 김국진이 집안으로 침입해 분주히 움직인다.

어리숙한 이 도둑은 양상군자의 출현에도 아랑곳 않고 컴퓨터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1318여학생을 발견한다.

도둑은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여학생과 한팀이 돼 인터넷게임에 몰두.

그러나 게임이 끝날즈음 도둑과 여학생은 눈이 마주치고 서로가 놀란다.

도둑과 여학생의 격투중에 날은 밝고 마침내 포박당한 도둑.

울듯한 목소리로 한마디한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밤새지 마-라 말이야''"

이 광고는 성능위주의 컴퓨터광고에서 탈피, 타깃층인 10~20대 학생들의
PC생활을 광고의 테마로 잡은 기획력이 돋보인다.

광고를 만든 금강기획과 현대전자의 마케팅 담당자는 "이 광고는 단기적인
판매를 목표로 한 광고가 아닌 장기적인 판매를 위한 포석으로 컴퓨터와
관련된 실제 생활을 광고소재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 LG 아트비전TV ]]]

"저 멀리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보이는 아프리카 초원에 놓여 있는
TV한대.

화면에는 사슴 한마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다.

이때 먹이를 찾고 있는 표범 한 마리가 맹렬한 기세로 사슴을 덮친다.

그런데 이게 웬일.

표범은 TV화면에 머리를 들이받고 기절해 버리는게 아닌가.

이어 토인들의 함성소리, "야차누 야차누(잡았다 잡았다)"

토인들은 기절한 표범을 둘러메고 유유히 석양속으로 사라진다"

LG전자의 아트비전라이브 TV광고 제 2탄인 이 광고는 색상이 너무나
생생해 현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제품의 컨셉트를 기막힌 유머로
표현, 눈길을 끌고 있다.

1탄 광고는 목이 마른 사슴이 초원위에 놓인 TV 화면에 나타난 옹달샘을
보고 물을 먹기위해 화면속으로 들어가자 토인들이 사슴을 잡았다며 TV를
둘러메고 간다는 내용.

1탄 광고에서 사로잡힌 사슴이 2탄광고의 TV화면에 등장, 시리즈광고로서의
연속성도 잘 살렸다.

광고에는 토인들이 등장하지만 광고촬영무대는 아프리카가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위드"평원.

아프리카는 현지 기자재지원도 어렵고 동물을 연출해서 촬영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아프리카평원과 분위기가 비슷한 위드를 선택했다.

브라운관에 머리를 들이받고 기절하는 표범은 인조모형물이지만 나머지
장면에 나오는 표범은 실물.

[[[ OB라거 회오리편 ]]]

영화배우 박중훈과 최종원이 코믹연기를 벌이고 있는 OB라거맥주 광고
시리즈가 장안의 화제다.

최근에 나온 "저사람이 먹는 맥주"편은 영화장면을 이용한 패러디광고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멕라이언이 보여줬던 레스토랑
해프닝장면(오르가슴 연기표현)처럼 맥주를 마시고 난후 상쾌함을 박과 최가
실감나는 코믹연기로 패러디하고 있다.

패러디라는 신선하면서도 과감한 접근으로 맥주광고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

노천카페에서 라거의 상쾌한 맛에 도취된 박과 최가 어쩔줄 모르자 뒤에
있던 한 아가씨도 "저 사람들이 먹는 맥주"를 주문하고 회오리바람이 불듯이
장난스럽게 박의 머리를 옆으로 돌리던 최의 손과 박의 얼굴이 끝내 맞부딪
치면서 박의 얼굴이 일그러진다는 내용이다.

오리콤이 만든 이 광고는 또 회오리제조공법을 내세우는 메이커의 요구에
부응, OB라거잔에 회오리바람이 나타나는 특수효과로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쥐라기공원과 인디펜던스데이 아폴로13 등의 영화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한
미국의 HMA사가 이 회오리바람장면을 담당했다.

광고촬영지는 제주도.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