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4일 오후 중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여의도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 직행.

강부총리는 강만수차관및 윤증현금융정책실장 등으로부터 25일 오후 발표할
자금시장안정종합대책 시안을 보고받은뒤 세부내용을 조율.

지난주초부터 대책마련을 위해 심야작업을 벌여온 금융정책실관계자들은
지난 23일에도 오후 10시쯤 강차관에 대한 실무안 보고이후 24일 새벽 2시쯤
퇴근한뒤 이날 11시쯤 재출근, 문구수정등 작업으로 점심을 피자 또는
햄버거로 때우며 강행군.

강부총리는 실무자들로부터 대책을 보고받은뒤 시내 모처에서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 이경식 한국은행총재 등과 만찬을 겸한 4자 회동을 갖고
제일은행에 대한 한은특융의 강도및 방법등을 두고 재차 논의.

정부는 25일 오전 당정협의를 갖고 신한국당의 의견을 반영, 자금시장안정
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

<>.재경원은 제일은행에 대해 유동성 확충 목적의 특융은 지원하되 수지
보전 성격이 짙은 저금리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정리했지만 과연 이같은
조치로 이미 땅에 떨어진 제일은행의 국제적인 신인도를 얼마나 회복시켜
줄 것 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자신없는 모습.

특히 강부총리가 한은특융의 특혜성을 우려, 굳이 사전 국회동의설까지
제기하는등 부정론을 견지해온 것을 감안, 한은특융 지원여부및 수준을
두고 막판까지 내부적으로 열띤 토론을 전개.

<>.재경원은 그러나 정부의 종합 대책이 업계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할 것을 내심 우려하는 눈치.

특히 그동안 경제논리와 업계 자율을 주장해 오던 정부가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이 삼성그룹의 기아자동차 관련 보고서 파문 때문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에 대해 신경쓰는 분위기.

<>.한편 24일 여의도 기술신보사무소에서 있었던 대책회의에는 최연종
부총재, 김원태 이사, 박철 자금부장 등 한은 관계자들도 참석해 특융규모/
조건, 최근의 자금시장 동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들이 진행됐다.

최부총재는 한은 입장을 설명하는 가운데 특융실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언.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