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의약연구소 제1연구실의 송진덕(35)박사는 요즘 신바람이 나 있다.

92년 입사이후 자신의 첫작품으로 오는 9월 선보일 "니코스탑"이 명작반열
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가득 차 있어서다.

니코스탑은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붙이는 금연보조제이지만 그게
보통내기가 아니란데서 그의 자신감을 엿볼수 있다.

외국기술에 기대지 않고 연구실내 7명의 젊디젊은 연구원만으로 기존의
어떤 것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효율좋게 완성해낸 패치형 제제라는 점이
그렇다.

패치는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DDS)의 하나.

"신신파스"처럼 피부에 붙이기만하면 표면에 발라진 약물이 오랜시간동안
균일하게 체내로 흡수되도록하는 방식이다.

입으로 먹거나 주사를 맞는 것보다 편하고 혈액내 약물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약물전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를 거쳐 한국과학기술원(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따낸 그는 굳게
잠겨있는 피부각질층 표면을 알맞게 열어줘 약물이 균일한 농도로 일정하게
흡수될수 있게끔 각종 화합물의 최적 혼합비율을 확립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니코스탑으로 연구팀의 실력을 조금만 보여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인성치매치료제, 진통제,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감퇴제 등도 패치제형으로
내놓을 겁니다. 패치표면에 전기를 거는 방식으로 성장호르몬이나 암치료후
백혈구증식제 등 단백질계통의 약물과 분자량이 큰 약물에 대한 패치화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고분자의 달인"을 꿈꾸는 그는 더 높은 곳에 시선을 두고 있다.

미세한 구멍이 뚫린 고분자캡슐에 약물을 넣어 체내에서 삼투압에 의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하는 방식과 주사바늘로 피부속에 삽입해 같은 기능을
내도록 하는 고차원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D데이는 2000년 초로 잡고 있다.

"2천억달러규모의 세계 의약품시장중 10%정도를 DDS관련 제품이 차지하고
있고 성장률도 30%를 웃돕니다. DDS는 하나만 성공하면 아흔아홉의 실패를
단번에 보상받고도 남을 전략분야입니다"

연구원 누구나 세계톱이 될 기회는 열려 있고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깨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