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존립근거가 지역에 있는 만큼 아시아자동차와 협력업체의
경영위기를 남의 일처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박영수 광주은행장은 시중은행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아시아자동차의
진성어음을 할인해 주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지정된 뒤 광주지역의
아시아자와 협력업체들은 진성어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중은행에서
거부당해 극심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박행장은 "덕산부도이후 지역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역경제의 비중이 높은 아시아자동차와 협력업체의 경영정상화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아시아자의 협력업체중 거래기업에 대해서는 할인어음을
정상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시아자 협력업체가 할인을 의뢰한 어음이 부도처리돼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오는 31일까지는 정상 이자만 받고 대출도 취급하는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광주은행은 최근 모두 10건에 6억여원의 진성어음을 할인해,
아시아자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을 비롯 시중은행이 어음할인을 기피하는
상황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박행장은 "광주신용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유관기관을 방문해 이같은 지원지침을 설명하고 아시아자 협력업체들이
우선적으로 신용보증서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고 말했다.

또 그는 진성어음 할인과 함께 운전자금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와 협약한 하반기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중 78억원을 55개의
협력업체들에게 지원하고 있어 돈가뭄에 시달리는 협력업체들에게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행장은 "앞으로 지자체와 보증기관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협력업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하고, 지역경제를 책임지는 지방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히겠다고 다짐했다.

< 광주 = 최수용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