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 박병장으로 널리 알려진 박만수(26)씨는 PC통신 나우누리의 병영
추억(go ARMY)이 배출해낸 통신스타.

병영 추억은 전역한 선배들과 군입대를 앞둔 후배들이 병영생활에 대한
경험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통신 게시판으로 군대에서 일어나는 각종
에피소드 소개는 물론 연락이 끊긴 전우를 찾아주는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3월부터 제대를 앞둔 사병과 여군장교와의 사랑을 그린
"여군 일기"란 콩트 시리즈를 병영추억에 연재, 조회수 1천회를 넘겨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인기는 보통 연예인의 수준을 넘어 하루에 수십통의 전자 팬레터를
받는 스타가 됐다.

나우누리를 중심으로 "박병장 패밀리"란 개인 팬클럽이 생겨났을 정도.

그가 게시판에 올린 글은 팬들에 의해 하이텔과 천리안에도 옮겨졌고
최근엔 "여군추억(만수의 사랑 이야기)"이란 책으로 출간됐다.

"위선이 가득한 현실생활과는 달리 사이버 스페이스(가상공간) 안에선
익명성 때문에 리얼리티를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여군 일기는 스물일곱살의 건장한 대한민국 청년이 군대라는 특수공간에서
느꼈던 가슴 저린 추억을 그린 자전적인 콩트입니다"

그가 PC통신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여름 거금을 들여 구입한 486
컴퓨터 덕분이었다.

방안에 놓고 쓸방법을 궁리하던중 통신을 떠올렸다.

PC에 들어있는 통신 프로그램을 통해 접한 PC통신의 매력이 단숨에 그를
휘어잡았다.

지난 4월 사정이 어려워진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생활에 돌입한 이후에는
하루종일 PC통신과 붙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는 PC통신의 매력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차갑게 느껴지는 가상공간에서도 사람들과의 만남은 훈훈하게
마련입니다"

그는 "갈수록 높아져가는 전화료가 부담되긴 하지만 새로운 만남이 주는
설렘에 오늘도 컴퓨터를 켜고 통신에 접속하지 않을수 없다"고 들려준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