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기가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나 근로자들의 실질 휴가일수는
줄어들고 있다.

미국 보스턴소재 프리마크연구소가 정부에서 발표한 고용통계들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하루의 유급휴가를 위해 지난 87년에는 22.4일을
근무했으나 지난해엔 23.9일을 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급휴가일수가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이를위한 근무시간은 훨씬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절대적인 유급휴가일수도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국기업들은 법정 휴가제도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간 10일의 유급휴가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연간 30일 유급휴가를 즐기는 오스트리아와 브라질의 3분의 1수준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등 북구(북구)3국의 유급휴가일수는 연 25일,
나머지 유럽국가들도 대부분 20~24일의 휴가를 즐긴다.

미국근로자의 휴가조건이 나빠지는데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기업들이 경쟁력강화를 위해 파트타이머나 계약직등 임시직
근로자들을 많이 채용하기때문이다.

이들은 유급휴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둘째는 고용의 불안정성.

지난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노동가능인구(경제활동인구)는 전체인구의
60~65%였는데 지금은 75%선이다.

한번 직장을 잃으면 다른 직장을 얻기 힘들어져 사용자의 힘이 커졌다.

세번째는 노동조합의 감소.

전체적으로 노조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더많은 휴가를 요구하는
근로자측의 바게인파워는 상당히 위축된게 사실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유급휴가대신 임금이 올라가는등 다른 혜택이 늘어나는
등 근로조건이 나빠졌다고만 할수 없는 지적도 한다.

그러나 미국 근로자들이 점점 "삶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