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아파트를 공급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앞으로 아파트 조경은 자연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리고 지역 특성에 맞게
차별화 해야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수 있습니다"

50대 건설업체 조경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조회의 초대회장으로 최근 선임된
현대산업개발 오희영 조경팀장은 이를 위해 규제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는
정부의 조경관련법규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조경관련법규가 70년대에 제정된 이후 한번도 바뀐적이 없다면서
민간기업들이 창의성을 발휘할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재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선돼야할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식재의 경우 시.군.구 조례를 통해 녹지율 식재본수 상록수 낙엽수 비율
등이 수치상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처럼 법정숫자를 맞추기 위한 획일적인
식재패턴으로는 단지별 수목의 특성을 살릴수 없습니다.

또 업체들이 조경면적을 규정보다 확대할 때도 식재숫자 등이 똑같이 상향
조정돼 다양한 단지를 꾸미는데 운신의 폭이 좁습니다"

-업체들의 조경에 대한 인식은 어떻습니까.

"80년대까지만해도 법규를 좇아가는 수준이었으나 90년들어 신도시 아파트
공급을 계기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투자액도 10년전에 비해 배이상 늘었고요.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업체들의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지요"

-환경친화형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현지 지형지물을 최대한 살려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지역특성에 맞는
수종선택과 공해에 강한 나무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콘크리트 옹벽이나 외관이 흉한 돌출물은 폭포나 덩굴 식재 등
환경친화적 소재로 가리는 방법을 생각할수 있습니다.

또 외곽 녹지대는 잔디대신 클로바 들꽃 등 야생초화류를 심고 경사지에도
덩쿨식물같은 우리나라 전통식물로 단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이와함께 노인쌈지마당 포켓파크 등 연령별 특성에 맞는 테마시설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건조회 활동방향은.

"그동안은 조경분야가 건설의 타공정에 비해 부대업무로 취급돼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의 계획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조경부문의
위상을 높일 계획입니다.

또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는 국내조경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진사례
답사, 협력업체 교육프로그램 마련,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와함께 올해말까지 회원사를 1백개로 늘리고 정기적인 회보발간을 통해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