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 보완으로 기지개를 펴려던 증시가 삼미그룹의 전격적인 법정관리
신청이란 직격탄을 맞고 크게 휘청거렸다.

삼미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상업(삼미)은행과 삼미그룹에 거액의 지급보증을
해준 외환은행 고려.동서.산업.선경증권 등은 물론 청구와 대구은행(청구
주거래은행)및 기아특수강 등이 삼미유탄을 맞고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
했다.

성창기업 대한모방 등 자산가치 우량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내며 고군분투
했으나 한전 포철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도 동반하락, 종합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3일만에 640선으로 주저앉았다.

<> 장중 동향

=삼미그룹이 통째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알려진 19일 주식시장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날 발표된 실명제 보완방안으로 약보합 내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약세로 시작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이 커졌다.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던 650선도 삼미폭풍 앞에선 속수무책
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68포인트나 떨어진 646.29를 기록, 3일만에
640선으로 밀렸다.

하락종목(6백2개.하한가 81개)이 상승종목(2백36개.상한가 38개)을 크게
앞질렀다.

다만 거래량은 이틀째 3천만주를 넘어서 위태위태한 호전의 불씨는 남겨
놓았다.

<> 특징주

=삼미와 삼미특수강은 매매거래가 정지돼 태풍의 눈처럼 조용했으나
관련주들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청구 거평 신호제지 등 한보 부도이후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나돈 기업들도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도파 OB맥주 등이 M&A재료 소멸로 하한가 행진을 계속하며 한화종금
성원건설 화승전자 항도종금 등의 동반하한가를 이끌었다.

한국이동통신 삼성전자 등 외수펀드가 사들이고 있는 대형우량주들도 몸을
한껏 낮추고 하락행진에 동참했다.

한미은행이 공개매수키로 한 한미리스와 전방 대한모방 등 자산가치우량주및
고려제강 세원등 내재가치우량주 등 일부 종목만이 강세를 나타냈다.

<> 진단

=한보태풍에 삼미돌풍이 가세해 증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환율과 금리도 회오리를 일으키며 투자자들이 눈을 뜨지 못하게 하고 있다.

20일 발표될 경제살리기 대책도 커다란 도움이 되지 못해 주가하락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이 낮고 자산가치가 우량하며 실적도 좋은 종목들에 관심을 집중
하고 증시참여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어지러운 증시상황을 극복해야 할 때다.

<< 호재 악재 >>

<>삼미그룹 법정관리 신청
<>국회 한보청문회 21일부터 시작
<>전경련, 2.4분기 BSI 안좋아
<>환율.금리 상승행진 계속
<>재정경제원, 금융실명제 보완방안 발표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