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총리는 18일 한보사태 수사와 관련,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노력을 기울이고 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최상엽 법무장관에게 지시했다.

고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들은 한보사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상당히 미흡해 의혹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내각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며 이같이 말했다.

고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 방향이 철저한 재수사
쪽으로 모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와관련, 총리실 고위관계자는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수사팀의 보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총리는 또 "취임시 현시국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공직자들의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면서 "난국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총리를 비롯한
전국무위원들과 공직자들이 다시한번 책임의식과 소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고총리는 이어 "지난 14일 이태원파출소와 한남대교 검문소 등을 불시
순시한 결과 공무원들의 근무상황을 생생하게 점검할 수 있었다"면서
"내무부 등 민생관련 부처의 장차관은 불시에 민생현장을 방문해 근무실태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점검효과를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