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야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는 매우 흥미로웠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여러가지 운동을 해봤지만 언제나 건강을
위해서였다.

물론 태권도라는걸 해보겠다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지만.

한국에서 태권도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정신을 맑게 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기합소리와 함께 자세를 갖추다보면 어느새 내마음은 고요해지다가도
어느 한순간 끓어오르는 그 무엇에 가슴벅차곤 했다.

할아버지의 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한국에 와서 젊은이들에게 느낀 점도 그러한 것이리라.그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있었다.

그러한 애국심이 지금까지 고도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같아 감명깊었다.

연세대 어학당에서 공부할 때 도서관이 항상 만원인 것을 보면서 한동안
놀란 것도 한국학생들이 참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한국 젊은이들이 어른들을 공경하는 것도 감명깊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기보다 먼저 존재한 선배들의 경험을
존중해주고 예의를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기조차 했다.

그런데 한국 젊은이들은 일본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일본에 대해서는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된다.

일본이 전쟁때 한 나쁜 짓을 용서하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젊은이들조차
이해하지 않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겐 자기들이 태어나기 전 일이고 역사교과서에도
설명이 없어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국제화되어 있고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과 정보와
문화를 교류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요즘에는 흑인과 일본인 사이의 결혼도 자주 나타나는등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은 목표가 없고 저축도 하지 않고 단기적인 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한국과 일본 젊은이들의 자신감 없는 모습을 자주 보기도 한다.

미국에서 느낀 젊은이들은 자기의 꿈을 실현하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미국이란 곳이 학력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꿈을 성공시키려고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다고 인식돼서인지 그들은 미래에 자신감이
넘쳐 있다.

답답하게 생활하는 일본 친구들이나 조심스럽게 생활하는 한국
젊은이들이나 조금 여유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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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인 피터 양(한국이름 양성호)은 재일동포 3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국적을 취득했다.

한국에는 93년에 와서 현재 LG증권 투자전략팀에서 기업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 정리=정태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