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고속전철(TGV)제작사인 영불 합작 GEC-알스톰사는 한국내 철도건설
지연과 관련, 한국측과의 기존 계약을 재협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하고 현재 대응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프랑스 신문들이 보도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피가로와 경제전문지 "레제코"는 19,20일 GEC-알스톰사
의 서울사무소 관계자및 파리 본사측의 말을 인용, GEC-알스톰이 재협상에
임할 준비가돼 있는 것으로 전하면서 그러나 GEC-알스톰측이 "현재의 미묘한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2002년경 완공될 것으로 예정됐던 서울-부산간 고속전철 노선건설은
토목공사의 지연으로 오는 2006년경에나 가능할 것으로 프랑스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는데 GEC-알스톰사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이같은 공기지연을
"감당"할 수는 있으나 이에 따른 초과비용은 부담하기 힘들다고 밝혀 21억
달러 규모의 당초 계약의 재협상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파리의 GEC-알스톰 본사는 GEC-알스톰측의 차량 제작.인도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다면서 자신들의 경우 당초 계약일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초과비용을 거론하기 앞서 공기지연이 초래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GEC-알스톰 본사의 한 관계자는 "초과비용을 우리가 감당하기는 힘드나
이것(초과비용)은 이성적으로만 해결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한국의 고속전철이 아직도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GEC-알스톰사를 비롯한 프랑스 관련업계는 한국 고속전철의 공기지연과
재계약문제가 공교롭게 "대우-톰슨" 사안으로 양국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거북해 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장 클로드
페이유 프랑스대통령 특사 방한시 한국측의 강한 불만 표명이 프랑스측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

프랑스 관련업계는 재계약 내용과 관련, 오는 3-4월경 공기지연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가 나와야 추가 비용을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최고
10%선을 예상하고 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계약파기라는 "최악의 경우" 법정소송 등의 제기를
가정하고 있으나 프랑스 외교계는 계약파기 가능성이 극히 희박함을 들어
업계를 "안심"시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