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는 잘 짜여진 교통체계와 생활조건, 아름다운 자연환경등으로
미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곳의 하나입니다. 전통적으로 농업및 임업이 발전
했으나 근래에는 전자 식품 제지 공해 관광등이 신흥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전자의 반도체공장을 유진시에 유치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미국
오리건주정부 주한대표부의 김진원대표(48)는 "최근 몇년사이 오리건주에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부쩍 늘었다"면서 "이로인해 오리건주의 발전은 물론
한국기업의 북미진출과 국제화에 큰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건주는 미서부해안지역의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의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남한의 2.5배 면적에 인구 8백만의 교통요충지로 한국에서 직선거리
로 가장 가까운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이어 오리건주의 2번째 교역상대국.

국내 기업의 대표적인 진출사례로 현대전자가 오리건주 유진시에 13억달러
(1조원)규모의 반도체공장을 건설중인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이다.

또 현대상선 현대자동차 정풍산업 범양상선등이 오리건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델타항공이 서울~포틀랜드간 직항로를 매일 운항하고 있고 현대상선이
1주일 단위의 정기 컨테이너선을 운항하고 있다"는 김대표는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대미수출 물량이 이곳을 거쳐 미국 전역으로 운송되는등
오리건주는 물류기지로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오리건주는 그러나 "삶의 질"을 중시,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가장
싫어해 중화학공업의 진출은 사양한다는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김대표는 특히 "오리건주정부는 세계 제일의 첨단전자단지인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실리콘포리스트"를 비버튼시에 조성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라며 "환경문제만 해결된다면 세금문제등 각종 투자
혜택을 볼 수 있어 우리 기업들도 진출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소개했다.

오리건주에는 한국인이 소수민족으로는 가장 많은 3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관계로 포틀랜드와 울산시, 진주시와 유진시, 천안시와 비버튼시,
충남 금산군과 암힐카운티시간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고.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대표는 미메릴랜드대를 수학한 인연으로 지난
79년부터 국제무역및 해운관계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포틀랜드시및
알래스카주 발디즈시의 한국주재대표를 맡게 됐다.

그후 87년 오리건주정부의 요청으로 현재의 직책을 맡아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주정부대표로는 최고참이다.

유창한 영어실력과 뛰어난 사업추진력을 인정받아 오리건주에서는
"야전사령관"이란 애칭을 얻었다.

지난 93년 당시 한진해운의 기항지로 경합을 벌였던 캐나다의 밴쿠버항을
물리치고 오리건주의 포틀랜드항을 유치한 공로로 포틀랜드시로부터 명예
시민권을 받기도 한 그는 현재 충남도지사 국제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업무
경험을 살려 틈틈이 정부기관과 대학에서 세계화와 지방화에 관해 강의도
하고 있다.

< 정규용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