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 이화여대 동대문병원 피부과 교수 >

피부과 환자 가운데 목욕 세안 세발 같은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못해서
병을 만들거나 악화시켜 오는 사람이 많다.

체취 땀 먼지 피지 각질 엉긴때를 바르게 없애는 것이 피부건강의 시작
이라 할수 있다.

목욕시 물과 비누는 피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물의 선택은 제한적이어서 "좋은 물"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 판매되는 세정제와 비누는 얼마나 종류가 많은가.

물은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유량에 따라 많으면 경수, 적으면 연수로 구분
된다.

경수일수록 칼슘과 마그네슘이 비누와 결합해 세정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목욕물로 적당하지 않다.

보통 수돗물은 약 60PPM정도의 칼슘이 함유된 경수로 목욕에 좋은 편이
아니다.

역삼투정수기는 칼슘 마그네슘이온을 나트륨이온으로 바꿔 주고 연수기는
경도를 낮춰주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비누는 약알칼리성으로 물에 풀어져 한쪽은 물, 반대쪽은 지방과 결합한다.

이런 성질에 의해 비누는 각질과 땀, 냄새나는 것과 결합해 함께 떨어져
나간다.

그러나 비누의 염류가 피부에 잔류해 생기는 "물때"는 피부의 생리환경을
파괴해서 피부문제를 일으킨다.

또 피지는 각질 땀 먼지등과 엉겨서 때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박테리아가
이를 변화시켜 냄새까지 피우게 된다.

비누는 씻을때 남지 않고 피부산도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것이 좋다.

인삼 오이 죽염 살구 알로에등 여러종류의 첨가제나 향료를 넣어 만든
비누를 좋은 비누로 선전하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그런데 세정후 이들 성분이 피부에 남아 각기 고유의 의학적 약리적 효과를
발휘한다는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세정후 자극과 물때를 남기지 않는 비누가 좋다고 볼때 비누사용으로 세정
외에 보습 노화방지등의 효과를 원한다면 물로 잘 씻은후 각자 원하는 바에
따라 보습제 노화방지제등을 바르는 편이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신체는 <>기름 많은 곳(머리, 귀뒤쪽과 귓속, 코를 중심으로한 얼굴가운데)
<>땀 많은 곳(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사타구니) <>각질 많은 곳(팔꿈치
발꿈치 무릎 발가락사이 배꼽) <>냄새 나는 곳(기름이나 각질이 많은 곳으로
각기 냄새가 다름)으로 나눌수 있다.

합리적인 목욕방법은 기름기가 많은 곳에 비누거품이 많이 일도록 오랫동안
비누를 문지른다.

다음으로 땀이 많은 곳을 이보다 짧은 시간에 걸쳐 문지르고 맑은 물로
여러번 헹궈 비누기가 남지 않게 한다.

각질이 많은 부분은 따뜻한 물로 충분히 불리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밀어준다.

발뒤꿈치처럼 각질이 두터운 부분은 때를 밀어내는 도구를 사용해 고르게
벗겨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