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보시스템(MIS)에 기록된 자료를 보고 영업전략결정에 큰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이명환 일동제약 사장(59)은 지난 93년초에 이회사가 구축한 MIS를 하루
90분이상 활용한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 사내의 업무흐름을 파악하고
새로 올라온 영업실적자료를 열람한다.

지시사항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전자메일로 알린다.

MIS에 오른 정보가 너무 복잡할 경우에는 간단한 워드작업으로
일목요연하게 파악할수 있는 자료로 개작해 간부회의에서 배포한다.

또 작년의 통계치와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자료가 모호하거나 국제적
자료와 견줄 국내자료가 미비할때는 이를 시정하라고 MIS팀장에게
지시한다.

그래서 일동제약의 MIS는 최신자료로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제약업계에서 가장 훌륭한 체계를 갖췄다는 평을 받는 일동의 MIS는
덕분에 이를 사업화하겠다는 지원자가 나타날 정도다.

"구역내통신(LAN)을 통해 MIS가 제공되는데도 경영자로서 이를 활용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1년전부터 직원들을 선생으로 모시고 컴퓨터를 배웠죠.

그전에는 의약품국제시장자료(IMS)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느라 두꺼운
책자를 넘기며 많은 시간을 들였는데 키워드만 치면 쉽게 검색되니 이만저만
편리한게 아닙니다"

이사장은 모니터를 보고 13개 지점별 영업실적을 체크한다.

실적이 부진한 지점장에게 전화로 원인을 묻고 대책을 마련한다.

유능했던 일선 영업사원의 판매실적이 뚝 떨어져도 직접 전화를 걸어
개인이나 가정내의 문제때문인지 회사지원이 부족한 탓인지를 묻고 지원에
적극 나선다.

국내 제약업계 실정에서는 연구개발력 못지않게 영업력이 중요시되기
때문.

그가 "딱딱한" 회사경영에만 컴퓨터를 쓰는 것은 아니다.

해가 뉘엿뉘엿지는 저녁께나 잠자리에 들기전 워드프로세서로 일기를
쓴다.

대학시절 대학생라디오 방송드라마대본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탄
글솜씨로 16년전부터 일기를 써온게 몸에 배어서다.

컴퓨터를 다루기전에는 200자 원고지에 펜으로 정성껏 일기를 써 한달치씩
철 해놓았지만 지금은 워드로 친 일기를 디스켓과 프린터본으로 보관해
놓는다.

그는 컴퓨터로 일기를 쓰면 원고지보다 행이 길어 행이 바뀔때마다
나타나는 생각의 단절이 덜하다고 말한다.

또 지우고 새로 옮겨쓰는 불편이 없기 때문에 일기쓰는 시간도 절약된다고
덧붙인다.

이사장은 "1년내에 사내전산망을 LAN에서 인트라넷형식으로 바꾸고
회사를 대표하는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할 계획"이라며 "홈페이지에는
최신 의약정보를 담아 전문인이나 일반인이 유용하게 사용할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