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자금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전력 등 공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많아지고 있는게 변수로 작용,
시장실세금리가 쉽게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수급이 비교적 안정을 보이리라는 전망은 이달의 경우 연말이라는
특수요인이 작용하고 있는데다 한국은행의 통화관리에 여유가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통상 연말엔 재정자금이 대거 집행된다.

올해도 원천세 납부(1조원)와 한국통신 주식 공모금 환급(3천8백50억원)
이외엔 환수요인이 별로 없다.

반면 재정자금만 3조원이상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관리에 여유가 있다는 점도 플러스요인이다.

지난달 M2(총통화) 증가율은 평잔기준 18.2%로 지난 4월 신탁제도가 개편된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또 작년 12월에는 4조5천억원이 공급됐었다.

따라서 이달에 5조여원을 공급하더라도 M2 증가율은 18.0%안팎에 머물 것
이란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20.5%로 떨어졌던 MCT(M2+양도성예금증서+금전신탁) 증가율은 이달
에는 19%대로 낮아질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그러나 복병이 없는 것도 아니다.

회사채의 경우 이달에만 2조8천억원어치가 새로 발행된다.

반면 투신사와 은행신탁계정의 수신증가세는 미미한 상태다.

물량은 많은데 소화할 여력은 적으니 수익률이 떨어지는데는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

이를 반영, 5일 회사채 수익률은 올 최고수준인 연12.59%까지 올랐다.

여기에 한전 주공 등 거대공기업들의 자금차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최근 1천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자금운용기관이었던 한전이 CP를 발행하기는 이례적이다.

또 주공 석탄공사 한국통신 등도 제1, 2금융기관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차입했거나 차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 거대공기업이 자금을 끌어들이기 시작하면 시장금리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말 자금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되겠지만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많아지느냐 여부에 따라 시장금리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