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건설교통위의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는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 민영화이후의 허점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의원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 민영화는 실패했다"며 "민영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 민영화의 맹점은 예상된 수순을
밟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시책에 따라 지난해 82개소가 민영화된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는 입찰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는 고객이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곳을 이용할 수 없는 비경쟁적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업체들은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특히 정부가 민영화에 중소기업을 적극 우대한다는 말을 믿고 많은
중소기업들도 입찰에 나서기도 했다.

민영화대상 휴게소및 주유소 입찰에 무려 4천3백55개 업체가 응찰했다.

입찰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단계 민영화에 예정가대비 낙찰률이 3.12배이던
것이 2단계 3.89배로 뛰었고 3단계에서는 5.97배로 치솟았다.

의원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 민영화 이후의 문제점은 대부분
이같은 높은 낙찰가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김운환의원(신한국당)은 "망향 안성상행선 휴게소 등은 비용절감을 위해
운영인원을 감축하면서 노사분규가 수시로 발생했고 일부 휴게소는 납품
가격을 종전보다 10~20% 인하토록 납품업체에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김봉호의원(국민회의)은 "1단계로 민영화된 휴게소및 주유소 57개중
31개사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꼬집었으며 김명규의원(국민회의)은
"인수업체중 경영악화로 지금까지 휴게소 8개와 주유소 1개가 운영권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인수업체들의 경영난도 문제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및 주유소는 민영화이후
서비스의 질이 민영화이전보다 나빠져 당초 민영화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김진재의원(신한국당)은 "임대업자들은 높은 낙찰가로 휴게소나 주유소를
인수했기 때문에 오직 수지만을 염두,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눈앞에도
없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은 "지금과 같은 민영화방법으로는 휴게소및 주유소 민영화의
근본목적인 서비스질 향상은 실현 불가능하다"며 도로공사의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측은 "오는 12월까지 입찰규모 낙찰자 결정방법 향후
관리개선방안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이 끝나는대로 입찰방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원들은 입찰방법 개선도 중요하지만 민영화된 휴게소및 주유소에
대한 도로공사의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