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권거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제도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은 증권시장의 사전규제를 없애고 자율체제를 도입한다는 총론에
대해선 견해가 일치됐다.

그러나 기업공개및 유상증자요건을 강화하는 것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기업인수합병(M&A)에 관해서도 제도적인 틀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나 "25%룰"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전반적인 자율화 방안에 대해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나
국제화 진전등에 따른 경쟁격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수 없는 방향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선한 충격을 느낄 만하다"(강효석 외국어대 교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증권제도 개선방안은 행정감독체계라든가 원칙적으로 자유화
하고 예외적으로 규제한다는 네가티브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지
못한 졸작"(김정태 동원증권 부사장)이라는 지적도 나왔으나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증시에서 공개나 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측은 공개및
증자요건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지금도 어려운데 앞으로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였다.

김태일 전경련 이사는 "성장성이 있는 첨단산업등의 공개및 증자기회가
줄어들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영원히 증자를 할 수 없는 반면 재무
구조가 좋은 기업은 계속 증자를 할수 있어 기업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준영 상장사협의회 상무도 "유상증자때 배당금 요건을 신설하면 3분의 2
가 증자를 못하게 될 것"이라며 "3개년 주당평균을 최근 1개년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공개요건을 강화할 경우 현재의 공개요건을 충족해 공개를
기다리는 1백2개 기업중 27개만이 공개할 수 있게 된""며 "기득권 보호와
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경과규정을 두어 이들기업이 공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와는 정반대 의견을 피력해 대조를 이뤘다.

김정태 동원증권 부사장은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이 결코 싼자금이 아니라
는 인식을 강화하기 위해 3년간 주당 평균 400원의 배당이 있는 기업에게만
유상증자를 허용하는 것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당 배당금 400원은 수익률 개념으로 볼 때 2%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금융기관 유상증자에 대해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부실한 금융기관을 왜 증시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은행이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증자보다는 경영합리화나 M&A 등 자구노력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A제도개선과 관련해선 "25%룰"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이종윤 선경증권 상무는 "25%를 취득할 때 50%+1주 매수를 의무화하는
것은 지금까지 선으로 여겨지던 주식분산이라는 정책과 배치된다"고 지적
했다.

반면 최선호 M&A엔지니어링대표는 "25%룰은 주식취득과 관련해 일종의
가속장치로 작용해 주식을 분산시킬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
했다.

정부 대표로 나온 장수만 재정경제원 증권제도담당관은 "직접금융시장이
급격히 커가고 있는 것에 맞춰 증권정책도 옛날과는 달리 틀을 바꿔야 할
때"라며 "이번에 제시된 신선한 안이 개혁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증권업계나 재계및 투자자들이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논의를
정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