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보험의 천만인운전자보험은 "불편있는 곳에 보험있다"는 새로운
보험개발 아이디어를 탄생시켰다.

종전까지 "위험있는 곳에 보험이 있다"가 보험상품개발의 고전적인 명제
였다.

이 보험은 운전자가 원하는 보장의 사각지대를 토탈서비스보험으로
패키지화해 소비자에게 먹혀들었다.

보험은 큰 사고때 보험금을 준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동차견인비용 보상등
응급처방 서비스와 정기검사 서비스를 제공,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는데
개발의 촛점을 둔 것.

또 운행중 사고로 타인을 숨지게 하거나 10대 중과실(단 음주운전 약물
복용 무면허는 제외)로 인한 형사합의금 200만원과 벌금(500만원한도)까지
보상, 다른 상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차량손해위로금과 주말가족상해의료비 생활유지비등 10여가지에 이르는
여러사고도 보상, 철저히 안심형 보험으로 만들었다.

보험료에서도 월 3만원 정도의 싼 보험료를 내다 10년뒤엔 원금을 모두
되돌려 받을 수 있어 일부에선 "밑지는 보험이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천만인운전자보험은 올들어 다른 손보사들한테 유사상품 개발과 자동차보험
서비스확대 붐에 불을 댕겼다는 점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올들어 대한화재보험의 토토운전자보험을 시작으로 동부화재 LG화재등
대부분 손보사가 천만인운전자보험과 비슷한 상품내용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줄줄이 내놓았다.

특히 긴급출동서비스및 정기검사서비스는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확대되고
있어 고객입장에선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됐다.

삼성화재는 95년9월 천만인운전자보험을 선보여 올 5월까지 9개월간 총
27만46건을 팔아 457억원의 보험료를 거뒀다.

삼성화재의 천만인운전자보험 판매전과 비교하면 운전자대상 보험판매
월평균실적에서 3배나 늘어났다.

기존 운전자보험으로는 95년1~8월 한달에 8,737건 팔았다.

천만인운전자보험 개발이후인 95년9월~96년5월 3만3,722건으로 운전자보험
판매실적이 급증한 것.

보험상품은 같은 모집조직에 의해 팔리기 때문에 특정상품이 많이 판매되면
다른 보험의 실적은 줄어든다.

하지만 천만인운전자보험은 이런 판매방정식의 틀을 깨고 오히려 연계판매
등을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삼성화재의 창사이래 공전의 히트상품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간 자동차 보급대수및 운전면허 취득자의 급증과 더불어 자동차
보험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하지만 남의 손해를 중점 보상하는데 비해 정작 운전자 본인의 신체상해나
위험보장은 취약했다.

또 자동차 소유 유지 관리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많이들어 자동차 소유자의
개선요구가 많았다.

즉 자동차종합보험 가입으로는 부족한 위험의 공백과 계약자 편익을 확대
하는 쪽으로 신상품개발이 필요했던 것이다.

천만인운전자보험에 든 가입자의 만족도는 기대이상이다.

자동차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검사대행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 이에따른
비용 시간이 줄자 고객들은 손해보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삼성화재는 천만인운전자보험이 사회공익에도 이바지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서비스를 통한 불편해소와 위험보장을 통한 안심보장 제공으로 건전한
자동차 문화를 선도했다는 것이다.

자동차종합보험의 미흡함을 충족시켜준 건 사회보장제도 보완 의미도 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