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을 찾아가는 길은 우리들 마음 한 구석에 깊숙이 간직한 고향마을
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왜나하면 낙안읍성은 다른 민속촌과 달리 성내의 가옥마다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살아 숨쉬는 민속마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3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낙안읍성에서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동안 낙안민속문화축제도 열리니
이번 주말에 찾아가면 낙안읍성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수 있어 좋다.

<>낙안읍성 민속마을=낙안읍성은 순천시 낙안읍 동내리를 비롯 남내,
서내리등 세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둘레가 1,410m에 달하는 장방형모양의 돌성인 낙안읍성의 전체면적은 약
6만8,000여평으로 현재 이곳에는 108세대 27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낙안읍성은 조선 태조6년(1397년) 왜구의 침입을 막기위해 이곳 출신
김빈길장군이 의병과 함께 토성을 쌓았던 것을 토대로 그뒤 1626년5월
인조때 군수로 부임한 임경업장군에 의해 석성으로 중수됐다.

그러나 지금도 마름으로 덥힌 한옥과 대나무로 엮은 사립문, 그리고
대추나무, 감나무사이로 사이로 보이는 낮은 돌담장등이 거의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우선 성곽을 따라 한바퀴 둘러보면 이 마을의 이름이 왜 낙안인지 금방
이해가 된다.

읍성 남쪽에는 낙안벌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동쪽에는 오봉산과 제석산이
우뚝 솟아 있다.

북쪽과 서쪽방면에도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낙안읍성은 이름
그대로 편안하고 안전한 명당자리로 와 닿는다.

마을풍경도 친근스럽기만 하다.

서슬 시퍼런 관아도 있지만 규모가 작아 초라한 느낌까지 드는 초가집들이
대부분이다.

낙안민속마을은 서울이나 제주민속마을처럼 전시용도 아니고 안동하회마을
과 같이 양반촌도 아니다.

그저 우리 대다수 서민들이 살아왔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다정한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지도 모른다.

<>문화재=옛 국민학교교정에 있는 객사, 임경업군수선정비각, 주요민속
자료로 지정된 초가9동(이중 김대자씨 가옥이 특이함)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낙민루, 낙풍루(동문), 쌍청루(남문), 동헌, 내아, 평석교, 해자, 장터등도
지난 84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에 의해 옛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성남낙안읍성관리소장(50)은 올해중에 향토사료관과 영화나 방송촬영용
전통민가 2동을 준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낙안민속문화축제=낙안읍성 놀이마당에서 낙안읍성 민속마을보존회
주최로 펼쳐진다.

임경업장군군수부임행차에 이어 농악경연대회, 낙안읍성군악, 시민노래
자랑, 품바.남사당패공연등이 벌어진다.

이밖에 신랑이 말타고 신부가 가마타는 전통혼례식, 민속놀이경연,
별신제굿과 주민과 탐방객이 함께 참여하는 읍성큰줄다리기, 성밟기행사등이
3일동안 성내를 달군다.

<>교통편 및 별미=낙안읍성민속마을은 순천시청에서 서쪽으로 17km 떨어져
있다.

순천은 서울에서 항공(여수경유).열차.버스편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새마을열차나 고속버스를 타면 약 5시간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빠져나와 승주남국교
삼거리에서 좌회전 857번국도를 타면 된다.

장터에는 "난전잔치점" "민속향토음식점" 따위로 이름붙인 음식점거리가
있다.

음식점마당마다 평상이 펴져 있어 잔치집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는 향토특산물인 더덕구이와 녹두전등이 먹을만하다.

음식맛보다는 옛 정취가 물씬 나는 민속마을의 분위기가 무슨 음식이든
별미로 만든다.

문의 낙안읍성관리사무소 (0661)54-6632

<노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