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에는 네가지 종류가 있다.

온대와 열대에 많은 3일열 말라리아, 열대와 아열대에 생기는 4일열
말라리아, 열대에서만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라, 아프리카의 한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난형열 말라리아다.

이들 모두는 아노펠레스 모기가 전염시키는 질병이다.

이 모기가 사람의 피를 빨아 먹으면서 원 을 인체안에 침입시켜 심한
오한 전율과 간헐적 발열을 일으킨다.

말라리아의 최초 흔적은 고대 소아시아지방이었던 번발로니아 팔레스타인
히브리 등에 전해져 내려 오는 설화에 남아있다.

고대 그리스에도 엠페도클레스 학파가 시칠리아섬에서 말라리아를
추방했다는 기록이 있고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서에도 이 질병이 자주
언급되어 있다.

그 뒤 고대로마와 중세에도 그 유행의 기록이 남겨져 있다.

15세기 이후 항해술의 발달은 유럽에서 이 질병을 확산시켰다.

그러다가 19세기에 들어와 환경과 개인 위생의 개선, 영양섭취상태의
향상, 살충제의 개발 등의 효과로 그 질병이 사라지는 추세에 있었다.

한편 한국에서의 최초 기록은 "고려사" 의종6년 (1152)조에 나온다.

그뒤 조선조 세종2년 (1420) 5월에 대비가 3일열인 학장에 걸려
죽었다는 기록이 있고 의병서인 "향약구급방" "향약집성" "동의보감"에도
많은 언급이 나온다.

그것들로 미루어 볼 때 당시 민간에 이 질병이 널리 유행하고 있었음을
알수 있다.

1950년께까지만 하더라도 성인 40% 가량이 이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최악의 말라리아 발생지역은 2차대전 이전의 인도였다.

해마다 1억명의 환자가 생겨나 300만명 가량이 죽었다.

그 뒤로 온대지역에서는 그 환자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왔으나 전세계적으로 지금도 해마다 수천만명의 환자가 생겨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9년 이후 해외 취업자나 여행자를 제외하곤 말라리아
환자가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93년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여
해마다 그 환자가 늘어나 왔다.

올해도 예년보다 한달 빨리 환자가 발생해 전국에 포착말라리아
주의보가 내려 졌다.

더구나 우리 손이 미치지 못하는 북한지역에서 넘어온 모기에 물린
비무장지대 근무 장병들이 그 첫 이환자들에게서 왔으니 대비책을
세울수도 없어 답답할뿐이다.

지난 75년 5월 세계보건기구가 말라리아의 소멸을 선언한 바로 그날
그 기구의 부총재가 말라리아로 입원을 했다는 얘기를 상기케 하는
우리의 현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