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시장의 장기침체에 따른 수수료 수입 격감및
상품주식 평가손.매매손 발생등으로 대규모 적자를 나타냈다.

94년도에는 증권사당 평균 221억원의 세전순이익을 내는등 호황을 구가
했으나 지난해에는 1사당 평균 210억원 세전순손실을 기록했다.

증시 부침에 따라 영업실적이 좌우되는 국내 증권사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내실없이 "외형"만 키워왔던 대형증권사들의 영업부진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신증권은 94년도 업계 순익 랭킹 3위에서 지난해에는 꼴지로 급전직하
했다.

현대증권도 7위에서 31위로 떨어졌다.

대신증권의 경우 차입금 상환및 위험자산보유비중 축소차원에서 보유주식을
5,100억원대에서 1,800억원대로 줄이면서 발생한 평가손및 매매손으로 적자
규모가 다른 대형사의 두배에 달했다.

현대증권도 연초 이익치사장 부임이후 손익에 관계없이 상품주식보유를
줄이는데 주력, 적자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사들도 늘어난 비용에 비해 수입은 오히려 감소, 적자폭이 컸다.

이에 반해 동원증권은 상품주식을 2,100억원에서 1,400억원으로 줄이면서도
조직슬림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94년도에 순익랭킹 2위에서 1위로
한단계 상승, 불황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대우증권은 당초 적자가 예상됐으나 증안기금의 고배당(363억원)및
국민투신 지분매각(100억원)헝가리 투자지분 매각(30억원)회수등에 힘입어
그나마 1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들이 지난해 적자규모를 줄이려고 손실준비금을 대폭 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바람에 당초 예상보다 적자사 수는 줄어들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