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인프라 제도 및 법률 등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지만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발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정빈 주러시아대사(59)는 매년 40~50%씩 한러 양국간 교역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지역에 적극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사는 부산권 경제가 연 10억~20억달러규모의 보따리 무역으로 회생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한러관계가 발전했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구소련붕괴이후 소원해진 러시아와 한간의 관계도 역시 과거로
환원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와 북한사이에는 이제 이념적 괴리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에서도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사는 이같은 남북한의 상반된 러시아와의 관계흐름을 감안할 때
우리가 처음으로 채권국의 지위를 누리는 러시아를 세련되게 다루는
관리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대사는 우리기업들이 러시아의 우수인력 유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러시아 무기수입과 관련, 한미관계를 축으로 추진해온 우리의 국방체계를
하루아침에 변경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방부가 여러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대사는 밝혔다.

주러시아북한대사가 비교적 점잖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접했다는 이대사는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가 상호방위조약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