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김준기회장은 왜 검찰에 출두하지 않는 것일까.

"말많은 그룹은 다놔두고 왜 맨머저 부르느냐"는 식의 반발인가, 아니면
"뭔가 켕기는게 있어 모습을 감춘 것인가".

김준기회장이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지도록 행방을 드러내지 않자 그의
"잠적"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부그룹은 김회장이 한경섭동부제강부사장을 문상키위해 강릉으로 내려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며 강원도 어딘가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는
정도라고만 밝히고 있다.

수행비서 없이 혼자서 내려간데다 김회장이 회사는 물론 집에도 연락을
하지 않아 전혀 소재파악이 않되고 있다는게 공식적인 설명.

김회장은 그러나 상가에는 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회장이 검찰의 소환을 미리 감지해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부그룹 주변에선 김회장이 노태우전대통령의 동서인 금진호의원과 가깝게
지낸 점등으로 미루어 보아 검찰이 그를 맨먼저 소환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며 김회장이 출두하지 않고 있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는 것같다는 지적
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

김회장에 대한 검찰의 출두요청이 발표됐을 당시만해도 별일 없을 것으로
태연해하던 그룹내 분위기도 잠적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혹시 "큰일"이
닥치는게 아닌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