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동서경제연 책임연구원>

호재성 재료가 IR(Investor Relations.기업설명회)를 통해 발표된다는
인식하에 지난 4월 S그룹의 IR가 한동안 증시에서 화제거리가 되는등
우리나라 증시에서 IR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IR에 대한 이해및 제도상에 적지 않은 문제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IR의 효과와 부작용 기업설명회의 요체는 기업과 투자자간의
의사소통이다.

기업설명회로 인해 기업이 얻을수 있는 효과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안정주주를 확보케 함으로써 경영권을 보호할수있게 해준다.

둘째 주주와 투자자 상호간의 신뢰를 통하여 적대적 M&A에 대해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있게 한다.

셋째 기업이미지를 높여주며,넷째 주가관리를 통해 기업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의 자금을 조달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의 수익확보등을 들수 있다.

기업설명회는 M&A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0년대에 미국에서 본격화되었다.

즉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으면 기업인수및
합병의 표적이 되기 쉬우므로 기업설명회를 통해 주가를 관리함으로써
기업인수및 합병을 방지하자는데서 시행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경우 기업설명회의 참가대상자들이 일부
기관투자가들로 국한된다.

이 때문에 정보의 제약으로 인하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증시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정보가 공유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기업설명회가 일부 집단의 정보과점의 기회로 전락될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일반투자자들의 의사보다는 IR추진기업의 의지가 증시에
반영되어 주가의 왜곡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

IR는 호재인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기업설명회가 호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하여 필자는 기업의 IR시행일을 기준으로 전후 1달에
걸쳐 주가패턴을 조사해 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그 결과는 기존상장기업은 IR실시전에 비해 실시후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반면 상장(IPO)효과를 제거한 신규상장기업은 계속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통념과 다른 이같은 결과는 다음과 같이 풀이될수 있겠다.

기존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저항선같은 기술적분석과 실적추정같은
기본적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증권분석가들은 이미 가지고 있다.

IR실시전에는 새로운 정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오르다가 IR의 내용이 기대에 못미치거나 기존의 악재가 IR의 호재보다
상대적으로 크면 실망매물이 많이 나와 주가가 하락할수 있다.

그러나 신규상장기업들은 대부분 물량이 적고,기존상장기업들에 비해
누적된 악성매물부담이 없기 때문에 IR가 한동안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IR를 실시하면 무조건 주가가 오를것으로 기대하는 기존의
인식은 바뀌어져야 하며,기업설명회의 정보를 향후 기업의 실적에
연결시켜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IR가 정착되려면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하여
많은 불신감을 갖고있다.

이것은 주가와 관련된 정보의 공시가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내부자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IR활동의 부작용이 부각되면 IR자체가 악재라고 인식되는등 투자자들의
불만은 한층 고조될 것이다.

따라서 건전한 IR문화가 정착되려면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IR의 내용이 전제되어야 할것이다.

현재 IR활동의 공정성을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 이의 개최계획이나
발표내용을 사전 또는 사후에 공시하도록 유도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증권당국이 뒤늦게나마 "기업설명회활동 윤리규정"을 제정하고 국제
IR연맹의 가입을 추진키로 한것은 다행으로 여겨진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