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충청일원에 사흘간 쏟아진 집중호우위에 태풍 재니스가 몰고온
장대비까지 겹치자 한강과 금강유역주민을 중심한 수도권과 중부권의
주민들은 전날에 이어 26일밤과 27일새벽 강물 범람위험으로 불안에 떨어야
했다.

예상도 했고 나름대로 대비도 했던 수재였지만 워낙 엄청난 위력앞에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했고 재산피해도 늘어나기만 했다.

서울을 비롯해 곳곳에서 쏟아지는 물살에 따른 노반침하로 도로가 유실
되는가 하면 크고 작은 산사태와 제방붕괴도 계속 이어졌다.

서울지역의 교통두절사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아 차량행렬은 꼬이고 얽힌
채 극심한 혼잡을 빚었고 이때문에 출퇴근길의 시민들이 대부분 지하철로
몰려 지하철역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사망 37명,실종 13명등 모두
5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한편 1백58채의 건물파괴와 3백65개소의
도로유실등 물적피해액만도 5백59억원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인명피해

=26일새벽2시께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지리 잠수교에서 화물차를 타고
다리를 통과하던 이승옥씨(40.여)가 물살에 휩쓸려 숨지는가 하면 25일오후
7시께 경남 합천군 합천읍 보림계곡에서 논을 돌보던 이경철씨(35)등 3명이
갑자기 닥친 급류에 실종됐다.

중앙재해대책본부도 재니스가 완전히 지나가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면
인명피해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교통두절사태

=철도의 경우 무궁화호열차 탈선사고 이후 한때 불통됐던 경부,중앙선등
5개 기간철도망은 정상을 되찾은 상태이나 충북선과 장항선의 7개구간이
궤도 매몰과 노반침하등으로 불통되고 있다.

도로의 경우에도 잠수교와 올림픽대로등 서울의 21개도로와 지방의 37개
도로등 모두 58개도로가 노반침하,침수,산사태등으로 교통이 통제되거나
두절되고 있으나 물이 빠질 때까지는 전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다.

연안여객선의 경우도 1백2개항로,1백23척의 운항이 통제되고 있으며
동해안을 제외한 서남해안의 어선출항이 계속 통제되고 있다.

<>물류피해

=충북선의 불통사태는 석탄과 시멘트,광물,컨테이너수송등의 산업물자
유통에 상당한 차질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충북선은 증평-도안구간과 오근장-내수구간등 2곳이 열차전복사고와
노반유실등으로 불통되고 있는데 이로인해 이들 전략물자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철도청은 이와관련,이들 물자를 중앙선과 차량을 이용해 운송에 나서고
있으나 하루 평균 20-30%의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통신두절

=관로와 시내 케이블의 유실로 충남 천안,당진등 7개지역과 경기 여주
지역의 시외전화 6천2백여회선이 불통되고 있다고 한국통신측이 밝혔다.

한국통신측은 피해지역에 1천5백여명의 응급복구요원을 투입, 수리에
나서고 있는데 완전복구에는 3-4일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폭등

=수도권 곳곳에서 도로가 유실되면서 반입량이 급감하면서 서울지역에서
채소류가 크게 값이 오른 상태다.

2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반입된 채소량은 5천여t으로
평소반입량 8천여t에 비해 37%가까이 줄었다.

이에따라 배추 상품이 포기당 5천원을 호가,3,4일전에 비해 무려 67%나
값이 폭등했고 개당 1천2백원선에 가격이 형성되던 무 상품이 무려 3천원선
으로 값이 뛰어 오른 상태다.

시장관계자들은 반입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가격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민피해와 대책

=이번 비피해로 전국적으로 1천1백63채의 가옥과 1만9천여 의 농경지가
침수되어 1만2천여명이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등에 임시 수용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번 비피해로 인한 이재민이 1백51세대,5백19명
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재민과 침수로 피신중인 주민들에게 양곡과 의류,
침구,취사도구등을 제공하는등 응급구호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