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회라 함은 "이산 저산 오르면서 지난세월 잊지말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이바구"나 하자는 뜻으로 경동고20회 동기끼리 모이는 순수한
산우회이다.

햇수로 4년, 산행 약50회이니 그리 오래되고 내세울것은 없지만 처음
모였을때 그 까맣던 머리카락들이 이제는 누구나 할것없이 머리에 흰서리가
앉았거나 함박눈 맞은듯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그래도 한달에 한번씩 산행할라치면 "이놈 저놈 얘 재"하며 중고생시절
별명을 부르며 장난끼 그득한 아해들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처음부터 산을 하나둘씩 모두가 함께 오른게 아니라 그동안 나름대로 각자
산행경험들이 풍부해서인지 이산회라는 모임을 갖자마자 이번주는 구기동에서
북한산 대남문까지 25분에 주파하기 시작하여 도봉산 파출소앞에서 출발하여
만월암을 거쳐 포대능선을 타고 우이암으로 해서 우이동 그린파크로 내려와
다시 백운대 "위문"으로 올라 붙어 노적봉 태고사 대남문 비봉 승가사 구기동
까지 장장 8~9시간이상을 누비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무모한 짓거리였다)얼마를 "그짓"거리를 하다보니
여기기서 "우리가 김신조일당이냐 특수훈련 받는거야"하는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해서 요즘은 간단하게 한바탕 "일"치르고는 숲속에
들어가 "거풍"한답시고 숲속 여기저기에 누워 지난세월 지난 한달동안 앞으로
의 일에 대해 나름대로 구상을 한다.

숲속의 바람을 한껏 가슴속에 담고 누워 있자면 어느덧 소르록 잠이 오기
마련.

이때쯤 되면 입담좋은 김영중군(한양전기(주)상무)의 걸직한 육담에 모두들
박장대소를 하며 일어나 앉는다.

숲속의 향기덕분일까?모군은 산에만 갔다오면 당뇨수치가 정상으로 돌아
오고 모모군은 비싼 돈들여 보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는데 산에 다니고
부터 다리에 힘이 뻗쳐 야단났다고 너스레이를 떤다.

이산회 고정멤버로는 삼양유통(주)이사 박명우,이산회총무,한양전기(주)
상무 김영중,성만철강(주)대표 하승언,공무원 이강석,도창산업대표 임도삼,
히말리야 등반까지 한 보성각대표 염일순,성일상사대표 김흥래,효성중공업
해외사업부팀장 이종은,한국인슈로(주)전무 유광종,한화데코(주)대표 오상필,
에너지관리공단과장 허령,태화상사대표 박준일,한양종합검사(주)대표 이민성,
셀프인터내셔널(주)한국지사장 이동승,순흥화학공업(주)상무 이기문,무야종합
산전대표 최준상,이대부속병원신경외과과장 박동삼,한미은행명동지점장
이상각,이의건(개인사업) 박인환(개인사업) 전현대철강시카코지점장 이창순,
순흥개발(주)대표 홍원희등이다.

언제 만나도 웃음부터 나오는 사람들,20대같은 아해들, 오르고 올라도
닿지못하는 하늘인데 이제는 행운유수처럼 삽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