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인해 강남지역 상권판도가 급격히 변화될 조짐을 보
이고있다.

5일 강남지역 백화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성수대교붕괴사고
이후 압구정동 상권이 다소 위축된데다 이번 사고로 서초동상권의 공동화현
상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이들 지역을 비롯한 강남상권의 전면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대두되고있다.

이에따라 대체상권으로 압구정동과 반포상권, 교통의 요충지인 잠실상권이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정광영 한국부동산 컨설팅대표는 "삼풍백화점은 지난 89년말 개장이후 고가
상품중심의 판매전략을 꾸준히 구사해왔다"며 "하루평균 3만여명으로 추산되
는 이들 소비계층은 강남일대 다른 고급상권지역으로 분산될 것"으로 내다봤
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한때 상당히 위축됐던 압구정동상권은 이번 사고의 여
파로 상당수의 유동소비계층을 흡수,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기대를 모
으고있다.

대규모 위락시설과 함께 교통의 요충지인 잠실상권도 무너진 서초동상권을
일부 흡수할 것으로 점쳐지고있다.

<>서초동 상권 = 삼풍백화점의 배후상권은 서초.방배동일대와 인근 삼풍 미
도아파트등 중산층 밀집지역이다.

소비수준이 높은 이들 계층은 강남지역내 고가품취급상권인 압구정동의 갤
러리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잠실의 롯데백화점과 반포의 뉴코아백화점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동 진로종합유통의 한경근차장은 "붕괴사고로 인해 3만여명의 백화점고
객이 공중에 뜬 상태"라며 "고급취향 고객들은 롯데나 갤러리아로 몰리겠지
만 생필품등 일반품목을 사려는 사람들은 가까운 뉴코아백화점이나 진로유통
센타쪽으로 갈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코아백화점 판매총괄실의 조병준씨(31)도 "삼풍백화점 고객을 유치하기위
해 현대 뉴코아 잠실롯데등 삼파전이 벌어질것"이라며 "그러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뉴코아백화점이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어 앞으로 쇼핑공간의 추가확
보를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압구정동 상권 = 삼풍아파트붕괴사고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
되는 지역은 압구정동일대 상가와 백화점.
고객들의 소비수준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지역은 지난해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인해 상권이 다소 퇴조한 상태
다.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의 김정선판매기획과 대리는 "지난해대비 금년도 상반
기매출액신장률은 19.6%로 다리가 무너지기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5%에
비해 11.9%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면도로 카페와 음식점등 식품업종의 경우 최고 4천만원을 호가하던 권리
금이 다리붕괴이후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

갤러리아백화점 일반관 지하 1층에서 스넥코너를 운영하고있는 박종식씨
(35)는 "윗층 옷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탓에 우리쪽도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성수대교 붕괴이후 하루평균매출액은 30만원에서 20만원수준으로 뚝 떨어졌
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압구정동 상인들은 앞으로 삼풍백화점 손님들을 흡수할 경우 지역상
권이 다시 활발하게 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있다.

고가품취향의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수입의류를 취급하고있는 복진숙
씨(25)는 "상품가격이나 백화점의 특성상 삼풍백화점과 가장 유사한 곳이 바
로 명품관"이라며 "매출액이 최소 20%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