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일류로 가는 길] 삼성화재 '라인스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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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좀 일어나 보게" 삼성화재 홍종만부사장은 화재특종부에 느닷없이
나타나 김혁수과장을 일으켜 세우곤 그의 서랍을 뒤진다. 서랍 정리정돈
상태를 살펴본 홍부사장은 이번엔 "자네 맡은 일이 무언가"고 다짜고짜
따지듯 묻는다. 김과장은 당황할수 밖에.
"저. 영업부서에서 올라온 계약이 잘 돼있는지. 또 동업타사와 경제계
일반의 정보도 수집하고 외국보험사의 움직임도. 주업무는 역시 계약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며. "
"계약인수 업무라니"
"예 그동안 보험가입을 희망하는 고객과 보험사와의 거래등을 검토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고객으로 끌어와도 별문제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것
입니다."
"그런일을 왜 당신이 하나. 그 정도는 대리선에서 해도 되지않나."
홍부사장은 "계약심사업무는 축적된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김과장의 자리를 떠났다.
지난21일 새벽6시30분. 출근시간 30분전에 회사에 나온 홍부사장. 그는
책상에 앉자마자 VOC(고객의 소리)모니터를 켰다. 곧바로 그는 키워드판을
두드린다. 모니터 화면에는 이내 고객의 클레임이 뜬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서모씨의 불만사항이다.
지난14일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는 그는 "서울 강남지점에 자신의 계약을
확인했더니 전산으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본사로 연락하라"하는데 서비스
업체인 보험사가 그럴 수 있는냐는 것이었다.
국내손보사를 대표하는 회사의 임원,그것도 명색이 부사장이란 직함을
가진 홍부사장은 그의 말마따나 대리나 함직한 일에 요즘 열중이다.
이름하여 현장중시경영-.
보고서를 받거나 감만으론 훌륭한 경영을 할수 없다는게 삼성화재의
신경영방침이라면 방침이다. 앉아서 하는 경영은 실수를 할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개방화시대에 살아남을수 없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면 "경영이란 15세 소녀보다도 더 민감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삼성화재의 현장중시경영은 "고객의 불만을 찾아 재빨리
시장변화(유행)을 알아내자는데 목적이 있다"(황해선 마케팅팀장)
삼성화재의 현장중시경영은 지금 라인스톱제도 도입을 통해 대실험중이다.
라인스톱제도는 원래 제조업체에서 시행하는 경영혁신 방안이다. 제품의
생산공정에서 미미한 잘못이 발견돼도 전체공정을 스톱시키고 이를 완전
무결하게 손 본 다음 재가동시키는 제도다. 삼성전자가 작년한때 세탁기생
산부문에서 라인스톱제도를 적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도엔 "비싼 댓가"가 따른다. 생산을 중단하면 공장재고가 바닥
나고 심하면 유통재고도 동이난다. 그만큼 판매기회를 상실하게 마련인
셈이다.
이제도를 서비스업체인 삼성화재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도입이 아니라
이회사의 이종기부회장이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1월 15일 경영전략회의)
서비스업체의 라인스톱제도와 제조업체의 그것과는 다르다.
핵심내용은 고객에 대해 불친절한 부서는 없애 버리겠다는 것. 보험사
특성상 라인스톱제가 가동되면 회사 전체의 경영계획이 바뀔수도 있다.
부서는 폐쇄해도 그부서가 맡은 일은 하루도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게 보험사고다. 따라서 부서폐쇄에 따른
대체인력이 즉시 소요된다. 부서가 폐쇄되고 전문인력이 없으면 보험금도
엉뚱하게 계산할수 있다.
이런 면에서 과연 부서를 없애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층은 불친절한 부서가 나타나면 반드시 폐쇄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부회장이나 홍부사장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오는 "보험문외한"이어서
이같은 위험천만한 제도를 도입했는지 모른다.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볼수도 있다.
국내보험업계가 그동안 친절이나 업적이 우수한 부서를 선발해 상금을
주느는등 친절도제고전략으로 "당근"을 앞세워 서비스수준을 높여 왔던
것을 생각하면 라인스톱제는 그와는 정반대로 채찍전략의 일환이다.
당근전략이 뒤처진 부분을 끌어 올리는 방안이라면 라인스톱제도는 수준
이하의 조직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극약처방인 셈이다.
그런데도 삼성화재가 왜 라인스톱제를 도입했을까.
아마도 기존의 관계를 다 뒤집어 엎지 않고는 새도약이 불가능하다고 본
때문일게다. 말로만 아무리 잘하라고 해도 또 잘 하겠다고 해도 실제 실행
에 이르지 못한다는 우리네 경영풍토를 깨부수겠다는 의지로 볼수도 있다.
"변하지 않고선 일류가 될수 없다"고 말하는 보험이단자 이부회장과
홍부사장의 말이 더없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나타나 김혁수과장을 일으켜 세우곤 그의 서랍을 뒤진다. 서랍 정리정돈
상태를 살펴본 홍부사장은 이번엔 "자네 맡은 일이 무언가"고 다짜고짜
따지듯 묻는다. 김과장은 당황할수 밖에.
"저. 영업부서에서 올라온 계약이 잘 돼있는지. 또 동업타사와 경제계
일반의 정보도 수집하고 외국보험사의 움직임도. 주업무는 역시 계약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며. "
"계약인수 업무라니"
"예 그동안 보험가입을 희망하는 고객과 보험사와의 거래등을 검토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고객으로 끌어와도 별문제가 없는지를 알아보는 것
입니다."
"그런일을 왜 당신이 하나. 그 정도는 대리선에서 해도 되지않나."
홍부사장은 "계약심사업무는 축적된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김과장의 자리를 떠났다.
지난21일 새벽6시30분. 출근시간 30분전에 회사에 나온 홍부사장. 그는
책상에 앉자마자 VOC(고객의 소리)모니터를 켰다. 곧바로 그는 키워드판을
두드린다. 모니터 화면에는 이내 고객의 클레임이 뜬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서모씨의 불만사항이다.
지난14일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는 그는 "서울 강남지점에 자신의 계약을
확인했더니 전산으로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본사로 연락하라"하는데 서비스
업체인 보험사가 그럴 수 있는냐는 것이었다.
국내손보사를 대표하는 회사의 임원,그것도 명색이 부사장이란 직함을
가진 홍부사장은 그의 말마따나 대리나 함직한 일에 요즘 열중이다.
이름하여 현장중시경영-.
보고서를 받거나 감만으론 훌륭한 경영을 할수 없다는게 삼성화재의
신경영방침이라면 방침이다. 앉아서 하는 경영은 실수를 할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개방화시대에 살아남을수 없다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리면 "경영이란 15세 소녀보다도 더 민감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삼성화재의 현장중시경영은 "고객의 불만을 찾아 재빨리
시장변화(유행)을 알아내자는데 목적이 있다"(황해선 마케팅팀장)
삼성화재의 현장중시경영은 지금 라인스톱제도 도입을 통해 대실험중이다.
라인스톱제도는 원래 제조업체에서 시행하는 경영혁신 방안이다. 제품의
생산공정에서 미미한 잘못이 발견돼도 전체공정을 스톱시키고 이를 완전
무결하게 손 본 다음 재가동시키는 제도다. 삼성전자가 작년한때 세탁기생
산부문에서 라인스톱제도를 적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도엔 "비싼 댓가"가 따른다. 생산을 중단하면 공장재고가 바닥
나고 심하면 유통재고도 동이난다. 그만큼 판매기회를 상실하게 마련인
셈이다.
이제도를 서비스업체인 삼성화재가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도입이 아니라
이회사의 이종기부회장이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1월 15일 경영전략회의)
서비스업체의 라인스톱제도와 제조업체의 그것과는 다르다.
핵심내용은 고객에 대해 불친절한 부서는 없애 버리겠다는 것. 보험사
특성상 라인스톱제가 가동되면 회사 전체의 경영계획이 바뀔수도 있다.
부서는 폐쇄해도 그부서가 맡은 일은 하루도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게 보험사고다. 따라서 부서폐쇄에 따른
대체인력이 즉시 소요된다. 부서가 폐쇄되고 전문인력이 없으면 보험금도
엉뚱하게 계산할수 있다.
이런 면에서 과연 부서를 없애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층은 불친절한 부서가 나타나면 반드시 폐쇄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부회장이나 홍부사장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오는 "보험문외한"이어서
이같은 위험천만한 제도를 도입했는지 모른다.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볼수도 있다.
국내보험업계가 그동안 친절이나 업적이 우수한 부서를 선발해 상금을
주느는등 친절도제고전략으로 "당근"을 앞세워 서비스수준을 높여 왔던
것을 생각하면 라인스톱제는 그와는 정반대로 채찍전략의 일환이다.
당근전략이 뒤처진 부분을 끌어 올리는 방안이라면 라인스톱제도는 수준
이하의 조직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극약처방인 셈이다.
그런데도 삼성화재가 왜 라인스톱제를 도입했을까.
아마도 기존의 관계를 다 뒤집어 엎지 않고는 새도약이 불가능하다고 본
때문일게다. 말로만 아무리 잘하라고 해도 또 잘 하겠다고 해도 실제 실행
에 이르지 못한다는 우리네 경영풍토를 깨부수겠다는 의지로 볼수도 있다.
"변하지 않고선 일류가 될수 없다"고 말하는 보험이단자 이부회장과
홍부사장의 말이 더없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