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소재의 태영CC가 개장됐다. 조성공사 당시 골프장건설을 반대하는
비판론자들이 환경파괴의 산 증거라고 자주 인용하던 곳이다.
설상가상으로 호우마저 내려 인근 농경지에 피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제기됐었다. 그런데 그 골프장이 이럭저럭 하는 사이에 공사를
마치고 개장을 한 것이다. 주말에 골프장 간다는 즐거움보다 사연많은
그곳에 간다는 사실이 필자를 더욱 흥분케 했다.

산중턱의 거대한 절개지,특히 암벽이 드러나 있는 부분이 아마도
반대자들의 심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싶을 만큼 앙상하여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라운드를 하는 동안 누군가 "인간이 꾸민 조형물 가운데 골프장이
최고의 걸작"이라고 말했듯이 설계자의 창의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수
없었다. 한편 클럽하우스나 그늘집에 근무하는 몇몇 사람들의 표정에서
그들이 골프장인근의 동네 출신들임을 쉽게 알수 있었는데 지금도 그
동네사람들이 자기 마을에 골프장이 들어선 것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필자는 늘 골프의 대중화를 주장한다. 골프대중화란 말의 뜻은 전국민이
모두 골프만을 치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골프에 대한 편견 내지는
거부감을 없애자는 것이다.

골프의 대중화는 골프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용을 저렴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골프장이 더 많아져야한다.
골프장이 많아져야 하되 골프장의 형태가 회원제가 아닌 퍼블릭코스가
늘어나야 한다.

그래서 어떤 모임에 나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공유의 임야에 정규18홀이
아니더라도 9홀이나 6홀규모의 퍼블릭골프장을 건설하여 지방재정자립도를
높이고 고용촉진을 도모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체육시설로 개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고 제안을 한 적이 있다. 그러자 즉각적으로 환상에
젖어 있는 엉뚱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반대의견이 나왔다. 본질적으로
골프는 부자가 아니면 할수 없는 운동인데다가,금융실명제다
골프금지령이다 하여 어수선한 이 판국에 또다시 어떤 몰매를 맞고 싶어
그런 발상을 하느냐는 추궁이었다. 문득 "이야기하려고 하는 상대가
명성을 좋아하는데 두터운 이익을 가지고 말한다면 비천한 자를 만났다고
하여 멀리할 것이고 반대로 상대방이 두터운 이익을 소중하게 여기는데
명성을 높이는 일을 가지고 말을 걸면 생각이 없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사람이라고 하여 따돌림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던 한비자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결국 골프반대론자들이나 골프예찬론자들은 공히 자기생각만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셈이다. 입장을 바꿔 실익을 찬찬히 분석해 보면 골프에 대한
어떤"가닥"이 잡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