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가 체계적으로 집계, 발표되기 시작한 것은 1백년전인
1895년부터의 일이다. 그 이전에는 출판사들이 지금보다 더 영세했고
상당수는 이미 없어져 정확한 판매기록을 추적할 길이 없다.

이 "선사시대"의 베스트셀러들은 물론 인류에 회자되는 고전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성서로부터 시작, 번얀의 천로역정 이솝우화 로빈손크루소
걸리버여행기 아라비안나이트 세익스피어 희곡 아이반호 폼페이의
최후등등의 순서다. 마크트웨인은 "누구나 읽기를 원하면서도 실제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고전"이라고 정의했다. 사서 모양으로 꽂아두고 읽지않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를 바가 없는 모양이다.

지방의 한 법률가가 쓴 일련의 법조 스릴러물이 18개월만에 2천5백만부가
팔렸다고 하면 믿어질까. 베스트셀러라는 표현으로는 모자라 "메가셀러"
라는 새 용어가 등장했다. 더구나 픽션의 소재치고 법조계만큼 재미없고
따분한 곳도 드물다. 그런 "개천"에서 "용"을 탄생시킨 작가(존 그리샴)의
이름을 따 "그리샴 현상"으로 까지 불리운다.

영화로도 대성공한 "법률회사"(Firm)는 1천만부 고지를 바라보고 "펠리칸
브리프 " "법률고객 " 후속물, 그리고 응달에 묻혔던 그의 데뷰작 "임 투
킬"마저 "쨍하고 볕이 들어" 2맥만부를 가볍게 넘어섰다. 80년대
베스트셀링 스타 톰 클랜시와 스티픈 킹은 2백만권을 넘긴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샴의 "메가 성공"비결은 우선 그 소재의 독특함에 있다. 미국의
일반독자들이 현재 "가장 싫어하고 헐뜯기 좋아하는 대상"이 법률가다.
바로 그 법률가의 한 사람인 작가가 그가 몸담고 있는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것도 알기쉽고 스릴 넘치게 그려내면서 "잭팥"이 터졌다.

"주라기공원"의 메가셀링 작가 마이클 크라이톤 역시 하버드의대를 나온
의학전문가다. 유전공학에 의한 공룡재생과정,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속의
피살여인사체검증과 관련된 의학적묘사는 독보적이다. 문재만으로
작가로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난 것같다. 각 분야의 "프로"들이 전문식견을
업고 해당분야에서 메가셀링 작가로 돌출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