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인기를 끄는 어린이비디오만화는 <란마1/2>이다. 지난해 12
월부터 출시돼 30편째 나왔다. 만화영화의 주인공은 아주 잘생긴 남자 고
등학생 `남궁 란마''. 찬물이 묻으면 여자로 변하고 뜨거운 물을 묻히면
다시 남자로 변하는 양성인간인 그는 자신의 약혼녀를 비롯해 주연급 등
장인물 10명 정도와 얽히고설킨 애증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주로 송곳
투성이인 `필살천재'' 곤봉이나 쇠사슬, 채찍, 칼 등을 휘둘러 연적들을
쓰러뜨리는 피비린내나는 애정싸움을 벌인다.

시종일관 애증과 혈투로 짜인 이 아동만화는 일본에서 직수입된 제품.
그러나 비디오재킷이나 만화화면 어디에도 일본만화라는 표시가 없다. 주
인공들 이름을 대강 바꿨고 대사는 더빙했고 간판 따위의 일어도 모두 우
리말로 고쳐놓았다.

여름방학중인 지난 2주간 비디오대여점의 어린이만화 대여순위(으뜸과
버금집계) 1~5위는 모두 일본만화들이다. <란마1/2>뿐 아니라 <디어 브라
더> <매직 슈퍼볼> <싸이버 포뮤라> <축구왕 슛돌이> 등이 그것들이다.

어린이들이 일본 비디오만화에 포위돼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한편 텔리비전 어린이시간대에도 일본만화 점유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서울방송의 <피구와 통키><축구왕 슛돌이>가 어린
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자 문화방송도 스포츠만화극장을 신
설해 <내일은 야구왕><도전자 허리케인> 등 일본만화를 방영하고 있고 공
영방송인 한국방송공사조차 지난달부터 일본만화 <홈런왕 강속구>를 시작
했다.

7일 서울기독교청년회(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이 프로 8월2~3일치
에서 "야구공이 심장을 노리며 날아오고, 타자가 배트로 포수를 때려눕
히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나도록 걷어차고 때리는 등 성인폭력물을
능가하는 격투장면이 버젓이 방영됐다"고 고발하고 방영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YMCA 건전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인기만화 <란
마1/2>시리즈에 대한 조사분석자료를 통해 "자극적이고 변태적인 대사와
장면들로 가득찬" 이런 비디오물에 대해 `연소자관람가''로 수입허가를
내준 공연윤리위원회에 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