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별다른 취미가 없었는데 최근들어 등산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강에 좋다는 주위의 말을 듣고 시작하였으나 이제는
나도모르는 사이에 산이 갖고 있는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자주 산행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근무하고있는 대한투신 산악회에서 산행을 할 때 가끔 따라나서거나 아니면
몇몇 마음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휴일 날 가까운 근교 산을 찾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산이 갖는 매력을 충분히 느껴 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산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바꿔진데에 연유됐기때문으로
생각하고있다.

솔직히 산에 대한 필자의 이미지는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산속에는
들짐승들이 많이 사는 무서운 곳이라는 어려서부터의 선입관이 무의식 중에
박혀 있었고 또한 천성적으로 다소 게으른 탓에 수고스럽게 산에 오르는
것이 그렇게 썩 마음내키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게
되고,특히 항상 변함없이 우뚝솟아 있는 산을 바라볼 때면 단순히
산이상으로 비쳐져 오게 되면서 산행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예부터 우리민족은 산을 신성시하고 외경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조들은 산을 성스러운 곳으로 알았고 산을 훼손시키면
산신령의 노여움을 사서 자신의 불행을 가져온다는 경건한 자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옛선비들은 산에 있는 암석이나 거목을 바라볼 때 먼저 두손을 들어
배례한 다음에 구경했다. 산길을 걸을 때는 일부러 느슨하게 삼은 짚신을
신는 것을 법도로 여겼던것이다. 이는 촘촘하게 삼은 짚신을 신고 걸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벌레들을 자신도 모르게 밟아 살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다고 하니 얼마만큼 산을 신성시하고 자연보호에
철저했는가를 미루어 짐작할수있다.

어쨌든 이제 산에 오를 때면 항상 느껴지는 무언지 모를 경건한 마음이
나를 산행에 나서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또 친한사람들과
어울려 산행을 하면서 대자연을 벗삼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 역시 산을 찾는 즐거움을 더 해주고있다.

오랜만에 회사임직원들로 구성된 산악회원들과 어울려 산행을 나서면
사무실서에는 맛볼수없는 정감을 느낄수있고 같은 밥을 먹는 한식구라는
일체감을 갖게 해주는 것 또한 산행에서 얻을수 있는 귀중한 체험이라
하겠다.

이제 새봄을 맞이하여 울긋불긋해진 산을 오를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