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의 매서운 사정바람으로 고위공직자,기업체간부들이 외식을 자제하
면서 고급요리집들이 문을 닫는등 극심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그동안 고위
공직자,기업체간부등 "귀빈"들이 품위를 지키며 정갈한 맛때문에 즐겨 찾던
고급요리집들이 사정한파의 엉뚱한 "희생양"이 돼버린 것.
기업체가 밀집해 있는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40여년째 생선초밥,매운탕,생
선회등 일식요리의 진미로 유명한 초대형 일식요리집 "미조리","남강"은 최
근들어 단골손님마저 발길을 줄인 상태다.
58년 개업한이래 최고의 신선도와 맛때문에 미식가들로부터 "일식은 역시
미조리,남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때 하루 최고 매출 1천만원을 기록하
기도 했다.
최근 국회의원들의 재산공개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매출액이 30%이상
격감해 매일 새벽 경남 충무에서 배달되는 선어(선어)의 주문도 함께 줄고
있다.
반면 이전보다 1시간 일찍 영업이 끝나는 바람에 종업원 60여명은 지난달
초부터 조기퇴근을 시작해 사정한파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들 일식집의 한 간부는 "곧 날씨가 더워지면 계절적 경기침체까지 겹쳐
이번 여름이 최대의 고비가 될것"이라며 "사정한파가 개점휴업상태를 만들
고 있다"고 불평했다.
30여년동안 종로구 관철동에서 인근 정부종합청사의 고위공직자들을 상대
로 영업해온 일식요리집 "은지"가 최근 영업부진으로 아예 폐업한뒤 호프,
양식을파는 경양식전문점으로 탈바꿈했다.
국내 최대 규모,시설을 갖추고 고위공직자,기업체간부,명문고동문회등 단
체손님들이 가장 즐겨 애용하던 종로구 부암동 중국요리집 "하림각"의 경우
도 그동안 하루 10여건이던 단체예약이 1건도 접수되지 않고 있다.
5백대를 수용하는 매머드급 주차장을 갖춘하림각은 최근 손님이 40%가량
격감하자 지난달초부터 아르바이트생 모집을 중지한채 종업원을 격일제로
오후7시쯤 조기퇴근시키고 있는 실정.
강남의 한식요리집 일번지인 청담동에서 신선로,구절판등 고급한식요리를
코스로 내놓는 "용수산"도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이후 평소 고객중 10%
를 차지하던 고위관료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울상을 짓고 있다.
기업인,고위관료들조차 한때 예약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했을 만큼 "불경기
의 무풍지대"였으나 이번 사정바람의 위력앞에 살아남지 못하듯 고급요리집
의 불황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