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들이 기대해온 "취임주가"가 불발로 끝나면서 주가가 폭락
세로 돌변했다.

김영삼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5일 주식시장은 예상과 달리
기관투자가들이 시종일관 소극적인 시장참여에 그치자 일반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대거 쏟 아져 나와 종합주가지수하락폭및 하락률 하한가
하락종목수등이 올들어 가장 크거나 많은 기록을 수립하는 폭락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20포인트 떨어진 655.61을 기록,지난
20일이후 처음으로 650선으로 곤두박질 쳤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날 개장초부터 나돌기 시작한 기관매도중지지시설
증안기금시장개입설등 온갖 풍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수를 온종일 기대했으나 끝내 무산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약보합세로 출발한 이날 주식시장은 기관투자가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많은 투자자들이 관망자세를 유지함으로써 오전내내 거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오전10시30분부터 실망매물이 조금씩 흘러나와 종합주가지수
670선이 무너진채 전장을 끝냈다.

전장 거래량이 1천만주를 밑돌 정도로 거래가 한산했다.

후장들어서도 기관투자가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자 실망감확산과 함께
시간이 흐를수록 내림폭이 커졌으며 평소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참여시점인
오후 2시30분께는 실망매물이 투매성매물로 변해 종합주가지수가 660선
밑으로 곤두박질해 단숨에 650선으로 주저앉은채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1백82만주가 줄어든 2천3백39만주에 그쳤다.
증시분석가들은 많은 투자자들이 "취임주가"불발에 따른 실망감으로 매도에
나선 반면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향후 장세를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자세를
취해 거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들은 매도를 자제했으나 "사자"주문호가를 높이지 않는 식의
투자전략을 펴면서 전반적으로 소극적인 시장참여에 나섰다.

증시안정기금도 끝내 침묵을 지켰다.

오른종목은 상한가 14개를 포함,67개에 그친 반면 내린 종목은 하한가
2백4개등 7백21개에 달해 대부분의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큰폭의 오름세를 유지했던 고가저PER(주가수익비율)주를 비롯
중소형전자주및 저가주에서 무더기 하한가가 쏟아졌다.

새대통령 취임사에 개혁의지가 강조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증시분석가들은 새정부 출범에 대한 증시의 기대감이 퇴색되고
있는데다 새정부의 경제정책 윤곽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있어 앞으로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증권 보험주를 비롯 화학 고무 의약 비철금속 도매 기타
제조 건설주등의 내림폭이 특히 컸다.

대부분의 고가저PER주들이 하락한 가운데서도 태광산업 대한화섬
남영나이론 고려제강 데이콤등은 상한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한경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백58원이 내린 1만7천9백25원을,한경다우지수는
15.15포인트 떨어진 641.63을 각각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3천7백21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