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전에 시 한수를 곁들인다면 한결 운치를 더한다.

61년 케네디대통령은 뉴 프런티어의 기수답게 처음으로 취임식전을 시로
장식했다. 그는 뉴잉글랜드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에게 미국의 개척자적
운명을 노래한 그의 시"천혜의 땅"을 취임식전에 낭송해줄것을 부탁했다.

86세의 노시인은 케네디대통령에게 바치는 "헌시" 한수를 따로 준비해
취임식장에서 낭송에 들어갔다. 그러나 햇빛에 눈이 부시어 깨알같은
싯귀를 읽어낼수가 없었다. 그는 30년대의 작품인 16행짜리 "천혜의 땅"을
케네디대통령의 요청대로 단어 하나의 시제를 고쳐 외우다시피 낭송했다.

지난주 클린턴대통령의 취임식장에서 1백6행짜리의 장시 "아침의 맥박"이
고동을 쳤다.

".지평선이 앞으로 기울며/변화의 새 디딤돌이 들어설 공간을
주는구나/.여기,이 새로운 날의 고동속에/너의 형제의 얼굴을,너희 자매의
눈속을,그리고 너의 조국을 올려다보며/그저 짤막하게 희망을 갖고 굿
모닝을 말하려무나"
이 축시를 낭송한 마야 앤절루는 올해 64세의 흑인여류시인으로 웨이크
포리스트대학 교수다. 그녀는 아칸소주 클린턴의 고향부근에서 태어났고
"새장에 갇힌 새가 우는 이유를 나는 안다"는 작품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는 "인간은 닮지않은 것보다 서로 닮은 것이 더 많다. 미국은
한나라며 서로간의 차이와 독특함은 서로를 갈라놓기보다는 우리 모두를
강하게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작품의도를 설명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 시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백악관에 걸어놓겠다고 했고
힐러리여사는 우리 부부 머릿속을 너무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시 전문가들의 반응은 "정치적 웅변이고 노래일 뿐""너무
길고 장황해 호텔방에서 부랴부랴 써서 들고 나온것 같다"는등 곱지가
않다. 퓰리처상의 여류시인 리타 도브는 "마야 앤절루 대 로버트
프로스트,클린턴 대 케네디 격"이라고 한마디로 두사람 모두에게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