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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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제목] 제1부 전야 : 서장(2)
아버지가 바랐던대로 히요시마루는 사무라이의 길로 발을 들여놓기는
했으나, 처음에는 마구간지기였다. 말을 돌보고,마구간의 소제나 하는
맨 아래의 졸개였다. 그러나 그는 그 일을 조금도 마다하지 않고, 성심
껏 해냈다.
오다노부나가는 "아사노리"(조승)라고 하는 새벽녘의 승마(승마)를 즐
기는 터였다.
어는 날 새벽,노부나가는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아무도 없느냐?"
너무 이른 시각이어서 "조리도리"(주인의 신을 간수하는 졸개)가 아직
일어나 대령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구간에서 그 소리에 잠이 깬 히요시마루는 재빨리 뛰어일어나, 에라
모르겠다,하고 자기가 말을 끌고 노부나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인의
신을 신장에서 꺼내어 현관에 가지런히 놓고는 땅바닥에 두 손을 덥석
짚고 꿇어앉아 머리를 숙였다.
마구간지기인 그는 아직 다이묘 앞에 나타날 수 있는 신분이 못되었던
것이다.
"너는 누구냐?" "예, 마구간지기인 히요시마룹니다" "음,네가 히요시
마루로구나"
얘기는 들은 듯 노부나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불쑥 말했다.
"어디 얼굴을 들어봐라" "예"
히요시마루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들고 노부나가를 쳐다보았다.
"허허허.듣던대로구나. 영락없이 원숭이 같군" "예, 어릴때 제 별명이
고사루였습니다" "고사루라? 허허허. 이녀석 재미있는 녀석인데. 좋아,
네가 오늘부터 조리도리를 해라. 알겠느냐?"
"예? 대감님,그게 정말입니까?"
"왜? 정말 같지가 않으냐?"
"아이고 대감님,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요"
히요시마루는 이마가 땅에 닿도록 몇번이나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마구간지기나 조리도리나 맨 아래쪽의 졸개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
나 그 직분(직분)은 판이하게 달랐다. 마구간지기는 말을 돌보기만 하고,
다이묘 앞에 나타날 수도 없는 신분이지만,조리도리는 비록 주인의 신발
을 간수하는 일을 맡아하기는 해도 늘 다이묘와 가까이 할수있으니 말이
다.
하루 아침에 뜻하지 않게 조리도리로 직분이 바뀐 히요시마루는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이제 출세의 길이 눈앞에 열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
래서 그는 마구간지기 때보다 더욱 성심성의껏 그일을 해나갔다.
[저 자] 하근찬 작 ; 이철양 화
아버지가 바랐던대로 히요시마루는 사무라이의 길로 발을 들여놓기는
했으나, 처음에는 마구간지기였다. 말을 돌보고,마구간의 소제나 하는
맨 아래의 졸개였다. 그러나 그는 그 일을 조금도 마다하지 않고, 성심
껏 해냈다.
오다노부나가는 "아사노리"(조승)라고 하는 새벽녘의 승마(승마)를 즐
기는 터였다.
어는 날 새벽,노부나가는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아무도 없느냐?"
너무 이른 시각이어서 "조리도리"(주인의 신을 간수하는 졸개)가 아직
일어나 대령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구간에서 그 소리에 잠이 깬 히요시마루는 재빨리 뛰어일어나, 에라
모르겠다,하고 자기가 말을 끌고 노부나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인의
신을 신장에서 꺼내어 현관에 가지런히 놓고는 땅바닥에 두 손을 덥석
짚고 꿇어앉아 머리를 숙였다.
마구간지기인 그는 아직 다이묘 앞에 나타날 수 있는 신분이 못되었던
것이다.
"너는 누구냐?" "예, 마구간지기인 히요시마룹니다" "음,네가 히요시
마루로구나"
얘기는 들은 듯 노부나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불쑥 말했다.
"어디 얼굴을 들어봐라" "예"
히요시마루는 조심스럽게 얼굴을 들고 노부나가를 쳐다보았다.
"허허허.듣던대로구나. 영락없이 원숭이 같군" "예, 어릴때 제 별명이
고사루였습니다" "고사루라? 허허허. 이녀석 재미있는 녀석인데. 좋아,
네가 오늘부터 조리도리를 해라. 알겠느냐?"
"예? 대감님,그게 정말입니까?"
"왜? 정말 같지가 않으냐?"
"아이고 대감님,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요"
히요시마루는 이마가 땅에 닿도록 몇번이나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마구간지기나 조리도리나 맨 아래쪽의 졸개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
나 그 직분(직분)은 판이하게 달랐다. 마구간지기는 말을 돌보기만 하고,
다이묘 앞에 나타날 수도 없는 신분이지만,조리도리는 비록 주인의 신발
을 간수하는 일을 맡아하기는 해도 늘 다이묘와 가까이 할수있으니 말이
다.
하루 아침에 뜻하지 않게 조리도리로 직분이 바뀐 히요시마루는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이제 출세의 길이 눈앞에 열린 듯한 느낌이었다. 그
래서 그는 마구간지기 때보다 더욱 성심성의껏 그일을 해나갔다.
[저 자] 하근찬 작 ; 이철양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