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를 찾는 순례자들이 2일 임시야영장이 있는
미나시와 메카를 잇는 통행 터널을 지나던중 질식 및 압사사고가 발생, 약
2천명이 사망했다.
세이크 나이에프 이븐 압드 알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내무장관은 3일 이번
사고로 총 1천4백26명의 순례자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의 이같은 발표는 "사망자 수명"이라고 2일 밝힌 간략한 성명이후 사우디
정부가 최초로 밝힌 사망자 공식 집계이다.
*** 터널의 통풍장치 고장으로 질식/압사 ***
그는 이번 사고가 메카와 미나를 잇는 터널안에 수천명의 순례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밀려들어 발생한 것이라고 국영TV를 통해 밝혔다.
한편 사우디의 한 아랍 외교소식통은 3일 사망자가 1천4백명보다 적지는
않으며 아마 2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길이 4백57m, 폭 18m의 터널안에 설치된 통풍시설의 고장으로
온도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상승하자 순례자들이 서로 먼저 터널을 빠져
나가려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섭씨 44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였던 지난 2일 전력 공급
중단으로 터널 통풍시설이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이같은 참사가 빚어졌다고
전했다.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사우디 의사들은 아랍인들뿐 아니라 아시아인들도
사망자 가운데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베르나마통신은 7명의 여자를 포함한 8명의 말레이시아인들이
이번 사고로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72명의 인도네시아인
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파드 사우디 국왕은 세계 최대 종교행사 가운데 하나인 회교도의 성지
순례(하지)의 마지막 행사중 일어난 이번 참사에 대해 "이는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신의 뜻이자 운명"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이란계 회교 근본주의 그룹인 헤즈볼라(신의 당)는 3일 이번 사고와
관련, 사우디의 "범죄적 지도자들"을 처벌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