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콘텐츠기업 월트디즈니가 2021년부터 국내에서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적지 않은 한국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와 콘텐츠·요금 경쟁을 하며 시장 쟁탈전을 벌일 것이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선택폭이 넓어졌지만, 콘텐츠 생산·유통업계에는 공룡이 다가오는 격이 됐다.

그제 미국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한 월트디즈니와 넷플릭스의 경쟁을 두고 ‘OTT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내 서비스를 두고 국내 통신사 등이 벌써 제휴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더 큰 관심사는 이들 ‘콘텐츠 공룡’의 한국 진출에 발맞춘 유통업계의 빠른 대응만큼 국내 문화계와 콘텐츠 생산업계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안 그래도 K팝으로 수출의 일익을 담당해 온 ‘한류’ 문화가 근래 주춤한 듯한 분위기도 있다.

‘OTT 전쟁’은 콘텐츠 유통에 국경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과 흥미를 유발해낸다면 ‘대박’ 기회는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있다. 과거의 스크린쿼터 방식이나, 외국영화 상영관에 뱀까지 풀었던 반(反)개방적 국수주의는 행여라도 기댈 바가 못 된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경제영토’가 넓어지는 것을 보지 않고 “농어민 다 죽는다”는 상투적 반대가 적절치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더 넓어진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방송과 통신이 점점 더 융합해가고 있다. 한류문화 재도약을 위해 정부부터 낡은 규제는 없는지 업계 목소리에 거듭 귀 기울여야 한다. 연예기획사들도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과 사회적 책무로 수준 높은 한류문화를 앞서 창출하면 좋겠다. 공중파 방송도 저급한 정치편향의 프로그램은 떨치고 한류 히트작을 잘 만들면 경영난도 타개될 것이다. 다가온 OTT 전쟁에 우리 시장만 내주고 한류는 사그라질까 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