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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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인체에 고의로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대해 영국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인체 시험은 내년 1월 런던 로열 프리 병원에서 진행된다. 200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임피리얼 칼리지에서 개발 중인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가 형성되기를 기다린다. 한달 뒤에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노출해 백신 효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험은 퀸 메리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의 스핀오프(spin-off·기업이나 대학 등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분사한 기업)인 'hVivo'가 주도하며 영국 정부가 재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옥스퍼드대에서도 비슷한 인체시험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인체에 고의로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찬성하는 측은 이번 시험이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일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전염병 임상교수인 클레어 와딩턴 박사는 "우리가 코로나19에 대해 점점 알게 되면서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통제하에 인체 감염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포함해 매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바이러스를 제한하고 예방하는 연구 방식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선 의료 윤리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젊은 층이 시험에 참여하더라도 추후에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장기적인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