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1일(현지시각) 북한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공개 회의로 열린다.

북한은 최근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유엔 안보리 카드로 응수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문제삼지 않았다.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그러나 미국이 유엔 안보리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북미 갈등이 강대강 대치로 치닫게 됐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각) 외교 관료를 인용해 "미국이 10일 안보리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대신 11일 북한의 위협 고조에 초점을 맞춘 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당초 안보리 유럽 이사국들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 인권토의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이 인권토의 대신 날짜를 하루 늦춰 주제를 바꿔 북한의 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하는 쪽으로 정리하면서 11일 공개 회의가 열리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전 세계가 이 사안에 통일돼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안보리 회의 소집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문제 삼지 않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난 것으로 향후 미국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평가절하했다. 미 정부도 그동안 관련 논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유엔은 미국에 사실상의 양보를 촉구하며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북한을 향해 "미국과의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9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할 것과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라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요구를 재차 되풀이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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