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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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상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은행들도 앞다퉈 홍보 영상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광고모델뿐 아니라 은행장과 직원들까지 영상에 등장,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차별화된 채널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유튜브 채널에서 구독자 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은 NH농협은행이다. 35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2위인 KB국민은행(8만4800명)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뒤를 이어 우리은행(3만2800명) 하나은행(2만4400명) 신한은행(2만800명)이 차지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구독자 수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늘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직접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에 힘을 실은 영향이 컸다. 최근 이대훈 행장이 홍보모델인 강레오 셰프와 요리하는 영상은 화제였다. 영상에서 이 행장은 강레오 셰프와 양파쌈, 통마늘새우를 요리하고 효능 등을 설명했다. 앞치마를 두른 은행장의 모습은 친숙하고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일 이 행장은 '임기 2년' 은행장이란 관행을 깨고 성과를 인정받아 사상 첫 3연임이 결정됐다.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이 행장을 필두로 NH농협은행은 디지털 금융 부문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농협은행에 구독자 수는 밀렸지만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홍보모델인 방탄소년단(BTS) 덕에 6600만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한 방탄소년단과 4개월 간 31편의 콜라보 영상을 찍는 등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측은 "BTS가 전하는 디지털 금융스토리를 포함해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세분화된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에 광고 중심이었던 유튜브 채널을 고객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은행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통해 농협, 국민은행과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우리은행은 공식계정이 아닌 서브채널 '웃튜브'를 운영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웃튜브는 '웃기고 유익한 금융경제 전문 채널'을 제공한다는 의미로, 금융 예능 콘텐츠를 제공한다. 은행원이 직접 출연해 은행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은근남녀썰'과 스타강사 우쌤을 통해 금융 경제 관련 경험담을 제공하는 '일타강사 우쌤' 시리즈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우리은행.
출처=우리은행.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널명에서 아예 기업명을 빼고 운영하다보니 구독자들이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인식하는 듯 하다"며 "구독자 증대에 대한 욕심보다는 재밌고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로 자리잡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은행원이 직접 출연해 은행인의 일상과 취업꿀팁, 재테크 팁 등을 제공하는 '신한인 TMI'를 운영중이다. 최근에 올린 '신한은행 직원의 워라밸 편'은 조회수가 6만4000명을 넘어서며 주목을 받았다.

콘텐츠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신한은행은 자신감을 얻었다. 아예 자사 행원들을 전문 유튜버로 육성, 행원이 출연하는 것을 넘어서 은행과 별개의 개인 채널을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사내 공모를 통해 직원 10명을 선발했고'신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으로 창단식도 가졌다. 신한은행의 새로운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 지 다른 은행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도 유튜브 채널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내년 구독자 수 3만명을 목표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손흥민(축구), 김선미(펜싱) 선수 등 스포츠 스타를 앞세운 컨텐츠를 통해 '역동적이고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한 만큼, 이제는 구독자의 관심과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하나은행 측은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깬 시도에 나설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B급 감성'도 적극 활용하며 유튜브 채널을 집중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