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리는 마이너스까지 금리를 내려서 (사람들이) 돈을 빌리면서도 이자를 받는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다”며 미 중앙은행(Fed)에 ‘마이너스 금리’를 요구했다. 그는 “나도 그런 돈을 받고 싶다. 나에게도 그런 돈을 달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Fed가 금리를 (올릴 땐) 너무 빨리 올렸고, 내리는 건 너무 늦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실수한다”고 했다. 어떤 실수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제롬 파월 Fed 의장 지명을 실수라고 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Fed 의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10년 전 금융위기 때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너스 금리 주장을 일축했다. 지난달 30일엔 올해 세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낮춘 뒤 당분간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마이너스 금리 요구는 이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현재 일본은행은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이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가 연 0%지만 예금금리는 마이너스다. 특히 독일은 10년물 장기국채 금리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채권 발행자가 만기 때 마이너스 금리만큼 적은 금액을 상환하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와 관련해 “그들은(중국은) 죽도록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합의할지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합의에) 근접해 있다”면서도 미국에 이로울 때만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서 합의가 안 되면 중국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